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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장관은 26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에서 기자들에게 이같이 전했다. 지난달 출범한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중국을 상대로 10%의 추가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주요국을 상대로 상호관세 부과를 예고하며 전 세계를 관세전쟁의 불안 속에 몰아넣고 있다. 대미 무역수지 흑자 규모가 8번째로 많은 한국 역시 상호관세 압력에 대한 우려가 크다.
안 장관은 “한 번의 협상으로 끝날 상황은 아니다”며 “앞으로 계속 우리 기업의 문제를 풀어갈 수 있는 양국 간 협의체 같은 플랫폼을 만들어 나가는 게 가장 중요하며 이번에도 이를 중점적으로 협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2기 정부는 특히 철강과 자동차, 반도체 등 한국의 주력 수출 품목에 대한 관세 부과를 예고하고 있다. 안 장관은 이와 관련해 “산업별로 다양한 입장이 있어 여러 채널을 통해 상황을 점검하는 중”이라며 “미국의 관세 조치에서 우리 기업을 보호할 방향을 논의하겠다”고 전했다.
안 장관은 26~28일 일정으로 미국 워싱턴D.C.를 찾아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과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고위 관계자 등 미국의 무역·통상 부문 고위급 인사와 면담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지난 21일(현지시간) 공식 취임한 러트닉 상무장관은 취임에 앞서 한국 경제 사절단을 만난 자리에서 10억달러(약 1조4000억원) 이상을 투자하면 전담 직원을 배치해 심사 허가 등 절차에 속도를 낼 수 있도록 지원하고 100억달러 이상을 투자하면 그 이상의 최고급 대우를 하겠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장관은 이와 관련 “백악관이 발표한 미국 우선주의 투자정책을 보면 10억달러 이상 투자에 대해 규제 관련 특혜를 주는 조항이 있다”며 “우리 기업이 그동안 투자한 것도 있고 앞으로 투자할 것도 그 기준을 충분히 맞출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대미 협상 카드에 대해 “조선, 에너지, 첨단산업 등 전략산업은 한·미 간 협력이 굉장히 중요하다”며 “양국 산업 생태계가 같이 작동해야 한다는 점을 강하게 부각할 것”이라고 전했다.
안 장관의 이번 방미 때 트럼프 대통령이 챙기는 알래스카 석유·가스 개발 사업에 대한 한국의 참여 여부도 논의될 전망이다. 이 사업은 미국 알래스카 가스전에서 나온 천연가스를 미국이나 제삼국 수요처에 공급하는 계획인데, 한국은 대미 무역수지 흑자 규모를 줄이기 위해 미국산 천연가스 수입 확대를 검토하고 있는데, 여기에 더해 이 사업에 참여할 가능성도 있다.
그는 이와 관련 “어떤 조건과 상황인지는 협의를 해봐야 알 것 같다”며 “다양하게 검토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한편 안 장관은 방미를 앞두고 현대차그룹을 비롯한 재계 고위층과 비공개로 만나 민·관 공동 대응 방향을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4일엔 성 김 현대차 사장을 비롯한 현대차그룹 경영진과 만나 의견을 나눴다. 성 김 사장 등은 앞선 19~20일(현지시간) 대한상공회의소 경제사절단의 일행으로 참여해 미국 워싱턴 D.C.를 찾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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