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서 불확실한 상황 토로하기도…복학생은 수업거부 조짐
(청주=연합뉴스) 천경환 기자 = 의과대학 정원 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신입생 정원이 무려 77명 증가한 충북대 의대가 26일 예정대로 학사 일정을 진행했다.
다만 복학을 신청한 의대생들이 수업을 거부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치고, 2025학년도 신입생마저 휴학 여부를 고민하는 모습이 나타나 수업이 정상적으로 이뤄질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충북대 의과대학 의예과 학생회는 이날 신학기 개강일(3월 4일)을 앞두고 신입생 사전교육(오리엔테이션·OT)을 진행했다.
OT는 오전 11시 30분께부터 열렸으며 학장단 인사, 학칙 및 수업 과정 설명 등의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다만 예년과 달리 동아리 소개 등 일부 행사들은 생략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OT에는 개인 사정으로 불참한 학생을 뺀 신입생 126명(정원 외 선발 1명 포함) 중 110여명이 참석했으며, 대체로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학교생활에 대한 안내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일부 신입생들 사이에서 휴학 여부를 고민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한 신입생은 "정원 확대 문제는 크게 생각하지 않고 의대 입학을 목표로 공부했었다"며 "향후 휴학 여부는 분위기를 보고 결정해야 할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대학생 커뮤니티 '에브리타임' 충북대 게시판에는 '기숙사에 떨어졌는데 휴학할지 결정하지 못해 방을 구하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 '군대를 다녀왔는데 올해도 휴학하면 진짜 어떻게 하냐?' 등의 불확실한 상황을 토로하는 의대 신입생들의 글이 올라왔다.
의대 신입생들의 계획을 묻는 게시글에는 반수를 하겠다거나 학교 제발 다니게 해달라는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충북대 의대 A 교수는 "의대 특성상 선후배랑 함께 교육받고 병원 실습도 같이 해야 하므로 휴학한 선배들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복학을 신청한 학생 중에서도 상당수가 수업 거부 의사를 밝히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대학 측은 당분간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충북대 의대 관계자는 "의정 갈등 사태 이후 학칙이 개정돼 1학년은 2학기부터 1년까지만 휴학 신청이 가능하다"며 "복학하고 수업을 거부하면 유급될 수 있는데 3월 중순까지 수강 신청이 가능하니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복귀하는 휴학생과 정부 정책에 따라 확대된 신입생을 합치면 올해 충북대 의대 의예과 1학년 재학생은 170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학 측은 100명 이상 수용이 가능한 경영대·농경대 대강의실을 빌려 이들의 기초 교양과목 수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kw@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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