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중국해 영유권을 둘러싸고 중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필리핀에서 중국 간첩들의 정보수집 활동이 잇따라 적발되고 있다. 필리핀 국가수사청(NBI)은 25일 수도 마닐라의 주요 시설을 도청하려 한 중국인 2명과 이들을 도운 현지인 3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AFP와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이들은 휴대전화 도청장치인 'IMSI 캐처'를 장착한 차량으로 대통령궁, 주필리핀 미국 대사관, 경찰청, 군 기지 등 주요 시설 주변을 돌며 정보를 수집했다. IMSI 캐처는 가짜 기지국 역할을 하며 반경 1~3km 내 휴대전화 통신을 가로챌 수 있는 장비다.
체포된 필리핀인 운전사는 지난해 10월부터 하루 최대 3천 페소(약 7만4천원)를 받고 이 차량을 운전했다고 진술했다. NBI는 이들이 수천 개의 데이터를 수집했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번 사건은 올해 들어 세 번째로 적발된 중국 간첩 사례다. 지난달에는 군사시설을 정찰해 3D 이미지를 만들어 중국에 전송한 간첩 1명이 체포됐고, 이어 남중국해 분쟁 지역 인근 군사시설을 드론으로 촬영한 5명도 검거됐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은 최근 중국 간첩 활동 증가에 대해 "매우 당황스럽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필리핀군 공보책임자인 적시스 트리니다드 대령은 "이들의 불법 정보수집 활동이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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