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최근 젊은 리더를 선호하는 사회 분위기 속에 오너 일가의 경영 참여가 가속화되고 있다.
26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국내 대기업집단 오너 일가의 임원 승진 속도가 일반 직원보다 평균 18.1년이나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은 자산총액 5조 원 이상 공시대상기업집단 88곳으로, 오너 일가가 경영에 참여하는 대기업은 총 63곳, 인원은 212명에 달한다.
이들 오너 일가는 평균 30.4세에 입사해 불과 4.4년 만에 임원으로 승진했다. 이는 일반 임원의 평균 나이가 52.9세인 점을 감안할 때, 대조적인 결과다. 특히, 임원으로 승진하기까지의 기간이 단축된 이유는 최근 기업 전반에서 젊은 리더를 선호하는 경향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오너 일가의 사장단 승진 소요 기간도 주목할 만하다. 조사된 167명의 오너 일가는 평균 12.9년 만에 사장단에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30대 중반인 34.8세에 임원 직책을 맡게 되며, 이는 일반 직원과의 큰 격차를 보여준다. 특히, 입사와 동시에 임원으로 승진한 인원은 전체의 25.5%에 해당하는 54명이다. 주요 인물로는 신세계그룹의 이명희 총괄회장, 정용진 회장, KCC의 정몽진 회장 등이 있다.
부모세대와 자녀세대 간의 승진 속도 차이도 눈여겨볼 만하다. 부모세대는 평균 30.7세에 입사해 4.5년 만에 임원으로 승진했지만, 자녀세대는 30.2세에 입사해 4.3년 만에 임원으로 올라서며 가속화되고 있다. 사장단 승진까지의 시간도 부모세대는 13.2년이 걸렸으나, 자녀세대는 12.5년으로 줄어들었다.
성별에 따른 승진 소요 기간에서도 흥미로운 차이가 나타났다. 남성의 경우 평균 30.0세에 입사해 임원 승진까지 4.6년, 사장단 승진까지 13.1년이 걸리는 반면, 여성은 평균 32.6세에 입사해 임원 승진까지 3.3년, 사장단 승진까지 11.4년이 소요됐다. 이로 인해 여성의 승진 속도가 남성보다 빠른 것으로 조사되었다.
또한, 입사와 동시에 사장단에 오른 인물은 전체 오너 일가의 4.2%인 7명으로, 김주원 DB그룹 부회장,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이지현 OCI드림 대표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이들은 입사 즉시 경영의 최전선에 나서며, 빠른 승진을 통해 기업의 미래를 이끌어가는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된다.
한편, 임원 승진까지 가장 오랜 시간이 걸린 인물은 SK그룹의 박장석 전 상근고문으로, 16년이 소요되었다. 또한 사장단 승진까지 가장 오랜 시간인 34.9년이 걸린 인물은 신영자 롯데재단 의장으로 기록됐다. 이러한 사례들은 오너 일가의 경영 참여가 전통적으로 어떻게 이뤄져 왔는지를 보여준다.
대기업 오너 일가는 젊은 리더십을 통해 빠른 승진을 이루고 있으며, 이는 기업의 경쟁력 강화와도 직결된다. 앞으로도 이러한 경향은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되며, 기업문화의 변화와 더불어 새로운 리더십 모델이 구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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