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용품 균일가 매장 다이소가 건강기능식품(건기식) 시장에 진출하면서 약국업계의 반발이 거세다.
제약사들이 다이소를 새로운 유통 채널로 활용하며 가격 경쟁력을 내세운 반면, 약사들은 "제약사가 약국을 배신했다"며 불매운동까지 예고하고 나섰다.
다이소의 저가 건기식 판매가 건기식 시장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지난 2월 24일부터 다이소는 전국 200개 매장에서 건강기능식품 판매를 시작했다.
기존에 의약외품 판매 경험은 있었지만, 건기식 판매는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다이소에서 판매되는 건기식은 대웅제약, 종근당건강, 일양약품 등 3개 제약사의 제품으로, 루테인, 오메가3, 종합비타민미네랄, 철분, 비오틴, 밀크씨슬 등 다양한 제품이 포함된다.
기존 건기식이 36개월 단위로 판매되는 것과 달리, 다이소에서는 1개월분 소포장 형태로 제공된다. 가격 역시 3,000-5,000원대로 기존 약국 판매 가격(한 달분 2~3만 원)의 5분의 1 수준이다.
제약사들은 대량 생산과 불필요한 원가 절감을 통해 가격을 낮췄다고 설명한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원료 소싱부터 생산까지 대량 생산을 통해 비용을 절감하고, 포장과 기능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성분은 과감히 줄였다"고 밝혔다.
약사들, '건기식 시장 교란' 강력 반발
다이소가 건기식 판매를 시작하자 약국업계의 반발은 즉각적으로 터져 나왔다.
약국과 제약사는 오랫동안 협력 관계를 유지해 왔으나, 이번 다이소 입점으로 그 신뢰가 깨졌다는 것이다.
특히 약사들이 운영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불매운동과 제품 반품을 선언하는 글이 이어지고 있다.
"대웅제약 전문약 전량 반품했다", "다이소 입점 제약사 제품은 앞으로 절대 들이지 않겠다", "제약사가 약국을 버렸으니 우리도 제약사를 버리겠다" 등의 격한 반응이 쏟아졌다.
약사들은 단순한 가격 문제가 아니라 약국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라고 주장한다.
서울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한 약사는 "약국에서 건기식 판매는 큰 비중을 차지한다. 그런데 다이소에서 같은 성분의 제품을 5분의 1 가격으로 판다면 소비자들이 약국을 찾을 이유가 없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소비자 반응은? "가성비 좋은 건기식 환영"
반면 소비자들은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다이소에서 저렴한 가격에 건기식을 살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소비자 커뮤니티에서는 "그동안 약국에서 비싸게 사야 했던 건기식을 이제는 저렴하게 살 수 있어 좋다", "약사들이 반발하는 걸 보니 다이소 제품 성분이 괜찮은가 보다", "약국이 그동안 너무 많은 마진을 챙겼던 것 아니냐" 등의 반응이 나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다이소에서 판매하는 건기식의 품질에 대한 우려도 있다.
"너무 싼 가격의 제품은 믿기 어렵다", "성분 함량이 낮거나 품질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다이소의 건기식 판매가 약국업계와 제약사 간의 갈등을 촉발한 가운데, 다른 제약사들의 향후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다이소 입점을 결정한 제약사는 일부에 불과하지만, 소비자 반응이 긍정적으로 이어진다면 더 많은 제약사가 다이소 유통에 뛰어들 가능성이 높다.
이에 대해 한 약사는 "제약사들이 약국과 상생하겠다는 태도를 보이지 않는다면, 약국에서도 해당 제약사의 전문약 취급을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다이소발 건기식 시장 변화가 기존 약국 유통 구조를 어떻게 흔들어 놓을지, 그리고 제약사들이 어떤 전략을 취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다이소 판매 영양제 종류
대웅제약은 연령·성별·건강별로 △종합비타민미네랄 △비타민B △밀크씨슬 △루테인 △칼슘 △칼슘·마그네슘·비타민D △오메가3 △어린이 종합 건강 비타민 등 총 26종을 입점시켰다.
종근당건강은 락토핏 골드(17포)와 루테인 지아잔틴 2개 제품을, 일양약품은 비타민C 츄어블정, 쏘팔메토 아연, 잇앤큐, 비타민C, 저분자콜라겐 등 9개 제품을 각각 다이소에서 판매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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