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을 두고 노사 갈등을 겪고 있는 현대제철이 창립 이래 처음으로 부분 직장 폐쇄를 결정했다.
26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대표이사 명의의 공고문을 내고 24일 정오부터 당진제철소 1·2냉연공장의 산세 압연 설비(PL·TCM) 라인에 대해 부분 직장 폐쇄에 들어갔다.
산세 압연 설비라인은 냉연강판의 소재인 열연강판 표면의 불순물을 제거하고, 후공정인 냉연강판 생산 라인으로 보내기 위한 사전 압연을 하는 핵심 공정이다. 이번 직장폐쇄는 하루 1만8000톤, 연간 450만톤에 이르는 당진제철소의 냉연강판 생산이 전면 중단됨을 의미한다.
직장폐쇄는 노동법에 따라 요건을 갖추면 사측이 취할 수 있는 합법적 행위다. 직장폐쇄 기간 임금은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
현대제철은 5개월 가량 임금단체협약(임단협)을 진행하고 있지만 노조 측과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현대제철 노조는 1인당 4500만원(기본급 500%+현금 1800만원)을 성과급으로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낸 현대자동차와 기아에 맞춰진 수준이다. 아울러 퇴직자가 현대차와 기아 차량을 살 때 20%를 할인해달라는 요구도 추가했다.
사측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60%나 줄어든 만큼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현대제철은 1인당 2650만원(기본급 450%+현금 1000만원)에 이르는 성과급을 제시했다. 하지만 노조는 이를 거부하며 한 달째 총파업과 게릴라(부분·일시) 파업을 반복하고 있는 상황이다.
서강현 현대제철 사장은 이날 담화문을 통해 "최근 몇 년간 철강사업은 전례없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건설, 기계 등 수요산업 침체와 신흥국의 철강산업 육성에 따른 철강 생산량 증가로 회사 실적은 심각한 수준으로 하락했고 중국 경기 침체에 따른 잉여 물량에 대해 밀어내기식 저가 수출을 감행해 우리나라가 최대 피해를 입고 있는 실정이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경영 환경에서도 회사는 지난달 19일 진행된 단체교섭에서 지급 여력을 넘어서는 성과급을 제시했다"며 "이는 소모적인 논쟁을 조속히 마무리하고 노사가 힘을 모아 함께 난관을 헤쳐가자는 회사의 진심을 전하기 위함이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번 성과급 제시 결정으로 회사는 2024년 실적 적자 전환에 대한 정정공시를 할 수 밖에 없었다"며 "적자 공시로 인해 주가 및 신용등급 하락, 운영자금 조달의 어려움 등 다방면에서 부정적인 결과과 우려되며, 회사 생존 기반을 흔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서 사장은 "지금과 같은 파업은 회사의 생존기반을 약화시키는 행위이며, 결국 우리 모두에게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남길 것이다"며 "노조의 파업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엄경하게 대응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현대제철 노조 5개 지회(인천·당진·순천·포항·하이스코)는 24일 충남 당진에서 확대간부회의 및 결의대화를 열고 26일과 27일 총파업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으나, 사측의 직장폐쇄 조치 이후 유보됐다.
노조는 '쟁의 대책위원회 속보'를 통해 "사측이 직장폐쇄에 이어 노무 수령 거부를 통보하며 노조에 전면전을 선포했다"며 "5개 지회가 하나로 뭉쳐 공동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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