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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종은 지난 25일 일본 오키나와의 킨 베이스볼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화이글스와 연습경기에 두 번째 투수로 등판했다. 2이닝 동안 피안타 4개를 내주고 2실점(1자책점)을 기록했다.
양현종 정도 되는 투수에게 시즌 전 연습경기는 큰 의미가 없다. 시즌을 대비해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과정일 뿐이다. 오히려 안타를 맞고 실점을 내주는 과정에서도 삼진을 5개나 잡았다는 것이 눈길을 끈다.
양현종이 올 시즌을 앞두고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커브’다, 이날 40개 공을 던지면서 110km대 느린 커브를 6개나 던졌다. 사실 양현종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주무기가 체인지업과 슬라이더다.
야구 통계전문 매체 ‘스탯티즈’에 따르면 지난 시즌 양현종은 전체 투구 중 포심패스트볼이 48.1%, 체인지업이 26.2%, 슬라이더가 22.6%였다. 반면 커브는 2.7%에 그쳤다. 선발로 나와 공 100개를 던진다고 가정했을 때 겨우 2~3개가 커브인 셈이다.
그런데 양현종은 이번 시즌 커브 비중을 높이고자 한다. 지난해 ABS(자동 볼 스트라이크 판독 시스템)가 도입된 이후 커브의 필요성을 새삼 느꼈다. 지난 시즌에도 초반에 커브를 많이 던지려고 했지만,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원래 패턴으로 돌아갔다.
양현종은 “ABS 존이 작년보다 더 낮아졌기 때문에 떨어지는 커브가 더 필요하다고 본다”며 “위험을 무릅쓰고 변화를 줄지, 그전대로 해왔던 피칭을 할지는 시즌을 치르면서 생각해보겠지만 커브가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는 점은 작년이나 올해나 같다”고 말했다.
양현종의 ‘커브 선생님’은 동영상이다. 특히 ‘괴물투수’ 류현진(한화이글스)이 던지는 커브 영상을 많이 본다고. 그는 “현진이 형 경기 영상을 뚝 보면 ‘이게 정말 볼 배합이라는 것이구나’라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다”며 “이걸 조금이라도 더 배워야겠다, 이걸 뺏어야겠다는 생각이 항상 든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만약 내가 현진이 형의 볼배합이나 로케이션 등을 배우고 내 걸로 만든다면 타자와 승부하는 것이 훨씬 더 수월해질 것”이라며 “그래서 현진이 형 영상만큼은 진지하게 깊숙이 보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양현종의 ‘류현진 커브 예찬’은 계속 이어졌다. 그는 “우리나라 타자들이 직구 계통의 변화구는 직구 타이밍에 잘 때린다”며 “커브의 경우 스피드 차이가 있기 때문에 커트하거나 골라내는 것이 직구 계열 변화구보다는 아직 부족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더불어 “현진이 형은 스피드를 넣고 빼고를 할 수 있는 능력이 뛰어난 투수다, 어떤 상황에서 넣고, 어떤 상황에서 빼야 하는지를 너무 잘 안다”며 “그런 모습이 내게 정말 도움이 많이 되고, 동시에 개인적으로 숙제 같은 느낌을 받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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