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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꾸덕하고 담백질 함량이 높은’ 그릭요거트 시장의 문을 연 풀무원다논의 홍영선 신임대표는 최근 서울 강남구 풀무원 본사에서 기자와 만나 “4월쯤이면 100% 요거트를 집에서 편하게 얼려 아이스크림으로 즐길 수 있는 제품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풀무원다논이 아이스크림 요거트 신제품 개발 계획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요거트를 아이스크림으로 만들어 먹는 게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관련 영상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확산되면서다. 소비자가 자신만의 방식으로 제품을 재창조해 소비하는 ‘모디슈머’ 흐름의 일환이다. 특히 요거트는 유제품 특성상 한여름에 덜 먹게 되는데 건강 식품인 요거트를 여름에도 시원하게 먹고 싶은 욕구가 ‘아이스크림 요거트’에 투영됐다는 분석이다.
홍영선 대표는 “처음부터 요거트를 아이스크림 상태로 내놓으려면 물성과 아이스크림 설비 특성상 요거트 비중을 최대 35% 정도밖에 가져갈 수 없어 의미가 크지 않다”며 “칼로리 함량을 낮춘 100% 요거트를 ‘집에서 얼려 먹을 수 있는 제품’으로 출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요거트 신제품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풀무원다논이 그야말로 ‘요거트 전문 기업’이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장 건강에 특화된 ‘액티비아’로 유명한 세계 유제품 1등 기업 프랑스 다논과 바른먹거리 대명사인 풀무원이 합작해서 만든 회사다. 특히 풀무원다논은 이미 게임체인저 ‘그릭요거트’를 2014년에 선도적으로 출시해 국내 요거트 시장을 혁신했다. 그릭요거트는 그리스와 터키 등에서 전통적으로 집에서 만들어 먹던 걸쭉하고 영양이 풍부한 요거트다. ‘건강하고 가장 좋은 요거트’로 통한다. 풀무원다논 그릭요거트 역시 그리스 크레타섬 유래 유산균을 이용하고 단백질 함량이 우유 대비 2.2배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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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를 거치며 건강 및 건강관리(헬스케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그릭요거트 시장이 2배로 팽창했다. 그런 시장 변화를 일찌감치 예상하고 발 빠르게 움직여 가장 큰 수혜를 본 기업이 바로 풀무원다논이다. 이 덕분에 요거트 시장의 성장이 정체되는 상황에서도 풀무원다논은 그릭요거트 시장 1위(MS)를 지키며 2020년부터 연평균 10%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다. 홍 대표가 요거트 시장에서 풀무원다논이 우뚝 섰다고 자평하는 이유다.
요거트 시장은 크게 배달과 소매 시장으로 나뉘는데 각각 1조원 규모의 시장이 형성돼 있다. 배달은 hy(구 한국야쿠르트)가, 소매는 빙그레(005180)(요플레)가 수위를 기록 중이다. 풀무원다논은 소매시장의 한 하위 시장인 ‘떠먹는 요거트’와 ‘마시는 요거트’ 시장에서 빙그레를 바짝 추격 중이다.
홍 대표는 “최근 요거트 시장은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어 기민하게 대응하려고 한다”면서 “원래 요거트는 작은 컵 사이즈(90g)의 ‘간식용’으로 주로 먹었는데 최근에는 건강관리와 다이어트를 생각해 식사대용의 대용량(150g 이상)으로 먹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풀무원다논은 이런 흐름에 맞춰 중간 및 대용량 사이즈 요거트 판매에 집중하고 있다.
홍 대표가 시장 변화에 민감한 건 그가 국내외 대표 식품 기업에서 30년간 마케팅 전문가로 일한 베테랑이기 때문이다. 피자헛, CJ제일제당(097950), KGC인삼공사, 리츠로 유명한 미국의 나비스코 등이 그가 거친 회사다. 그는 2016년 풀무원다논에 합류해 9년간 회사 매출이 2배로 커지는 데 기여하고 지난해에는 운영총괄본부장을 맡아 공장 운용의 혁신을 꾀한 공로를 인정받아 대표 자리에 올랐다.
홍 대표는 “133개였던 제품(SKU)을 100여개 제품으로 통폐합하고 요거트 전단계 물질(화이트매스) 역시 대거 구조조정해 공장 효율화를 꾀해 수익성을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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