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매거진=정혜련 작가] 색은 단순히 시각적인 요소를 넘어 우리의 감정과 생각에 깊은 영향을 미친다. 아침에 선택한 옷의 색깔, 방 안의 커튼과 벽지의 톤, 심지어 거리에서 스쳐 지나가는 간판의 색까지. 우리는 매일 수많은 색과 마주하며 살아간다. 이러한 색들은 보이지 않는 언어처럼 우리의 내면에 메시지를 전달한다.
빨강은 ‘열정’과 ‘에너지’를 상징한다. 강렬하고 강한 인상을 주는 이 색은 심장 박동수를 높이고, 순간적인 집중력을 끌어올리는 힘이 있다. 예술 작품에서 빨강을 사용하면 그 자체로 작품의 분위기를 압도적으로 만들고, 관객에게 강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반면 파랑은 ‘차분함’과 ‘신뢰’를 상징한다. 하늘과 바다를 떠올리게 하는 파랑은 마음을 진정시키고 사고를 명료하게 한다. 이처럼 색은 각각 고유한 감성을 자극하며 우리에게 보이지 않는 울림을 준다.
나는 작품을 구상할 때, 색의 심리적 효과를 고민하고 정한다. ‘행복을 배달하는 판다곰 몽다’ 시리즈에서는 파스텔톤의 밝고 따뜻한 분홍, 주황과 초록, 하늘색을 주로 사용한다. 분홍과 초록은 ‘사랑’을, 주황은 ‘건강’을, 하늘색은 ‘순수함’을 상징한다. 작품을 보는 이들이 편안함과 긍정적인 에너지를 느끼길 바라며 색을 선택했다.
또한, 전시를 준비할 때 색의 배치를 통해 공간의 감정선을 설계한다. 관객이 전시장에 들어오는 순간부터 어떤 색이 가장 먼저 눈에 띄고, 그 색이 점차 다른 색들과 어떻게 조화를 이루는지 하나하나 신중하게 고려한다. 이 과정은 작품을 감상하는 이들의 감정을 섬세하게 움직이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색채심리는 단순히 예술 작품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우리는 일상에서도 이를 활용할 수 있다. 우울한 날에는 노란 소품으로 공간에 따뜻함을 더하고, 불안한 순간에는 부드러운 파스텔 톤을 통해 마음을 다독일 수 있다. 색은 삶 속에서 감정을 조율하고, 감성을 일깨우는 중요한 도구다. 앞으로도 나는 색의 힘을 탐구하며, 작품을 통해 사람들의 마음에 잔잔한 파동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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