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현지시간) 호주 채널9 시사 프로그램 ‘커런트 어페어’에는 호주 국적의 미첼 링과 제니퍼 콜린 부부가 최근 호주 멜버른 국제공항에서 이탈리아 베네치아로 향하는 카타르 항공 여객기에서 겪은 사연이 소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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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이들 부부가 탄 여객기에서 승객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한 여성 승객이 기내 화장실을 이용한 뒤 나오다가 쓰러졌고, 그대로 숨을 거두고 만 것이다.
승무원들은 숨진 여성을 비즈니스석으로 옮기려 했으나 실패했다. 이때 승무원들은 복도를 사이에 두고 건너편에 앉아있던 부부의 좌석 양쪽에 빈자리가 있다는 걸 확인했다.
이어 승무원들은 남편 링에게 “자리를 옮겨달라”고 부탁했고, 링이 본래 앉아있던 자리에 숨진 여성의 시신을 담요로 말아 앉혔다. 그렇게 부부는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4시간 동안 시신과 나란히 한 줄에 앉아 있어야 했다.
링은 “불행히도 쓰러진 여성이 다시 살아나지 못하는 것을 지켜보는 건 마음 아픈 일이었다”며 “승무원들이 ‘좀 비켜줄 수 있냐’고 물었고 나는 ‘문제 없다’고만 말했다. 그러고 나서 그들은 그 여성을 내가 앉았던 의자에 앉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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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비행기가 착륙한 뒤에도 승무원들은 부부에게 “의료진이 시신을 확인하고 이송할 때까지 자리에서 기다려 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도착한 의료진이 시신을 덮은 담요를 치우자 숨진 여성의 모습이 드러났고, 이를 본 부부는 큰 충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링은 “비행기가 착륙한 후에도 의료진이 시신을 덮은 담요를 벗기는 동안 자리에 앉아있으라고 말했다”면서 “승무원들이 우리에게 자리에 머물러 있으라고 한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여전히 충격적이다”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비행기에서 내린 이후에도 항공사로부터 어떠한 지원이나 보상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링은 “항공사는 고객과 직원을 보살펴야 할 의무가 있다. 그들이 우리에게 연락해서 이번 일과 관련한 지원이 필요한지, 또는 상담이 필요한지 확인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사건의 정황을 조사 중이라고 밝힌 카타르 항공 측은 “이번 사건으로 인해 불편을 끼치거나 불편을 끼쳐드린 점 사과드리며, 정책 및 절차에 따라 승객들에게 연락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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