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김 금값이라더니… 산지 바다에서는 6000톤 내다 버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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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김 금값이라더니… 산지 바다에서는 6000톤 내다 버려

프라임경제 2025-02-25 20:50:1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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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조미김을 살펴보고 있다.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일명 '검은 반도체'라 불리는 김이 전 세계적으로 수출되며 그 가격도 고공행진 중이다. 하지만 정작 김 생산지에서는 물김 6000톤 가량을 바다에 버리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의 한 분식집을 운영하고 있는 A씨는 김 가격이 여전히 비싸다고 호소했다. A씨는 "김 가격이 2배로 올라서 김밥 메뉴를 없애야 하나 고민 중"이라며 "원재료 값이 너무 올라 남는 게 거의 없다"고 말했다.

반면 김 생산지인 전남·경남·충남 등지에서는 과잉 생산된 물김을 바다에 그대로 버리고 있다. 지난 12일 수협중앙회에 따르면 지난달 전남, 전북, 경인, 부산 등의 산지위판장에서 폐기된 물김 양은 모두 5989톤으로 집계됐다.

적정한 수온에 물김 작황 풍년…소매 가격은 여전히 비싸

물김 폐기량이 늘어난 데에는 올해 수온이 적정해 작황이 나아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저장이 불가능한 물김의 특성 탓에 김 양식장 대부분이 늘어난 양을 감당하지 못하고 결국 바다에 버리는 것을 택했다.

이형모 고흥군 김생산자어민연합회 회장은 "생산한 김의 20%를 바다에 내다 버렸지만 가격은 요지부동"이라며 "강제로 값을 끌어올리려고 김을 버리고 있으니 조삼모사나 다름없는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검은 반도체'라는 명성과는 다르게 산지에서 김 가격은 하락세다. 지난 5일 산지 물김 가격은 1㎏당 1361원으로 전일 대비 27% 하락했다. 

그렇다고 소매 가격도 함께 떨어진 것은 아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11일 마른김 가격은 장당 145원으로 평년보다 55.5% 비싼 수준이다.

수출 호조에 정부가 늘린 김 양식장…과잉 생산 부추겨

일각에서는 물김 생산량 급증에 해양수산부의 신규 양식장 허가와 불법 물김 양식 성행의 영향도 크다고 지적한다.

지난해 김 수출액은 9억9700만달러(한화 약 1조4360억원)로 수산식품 분야 최대 수출품으로 부상했다. 치솟는 김값과 수출 호조로 정부는 축구장 3800개 규모 김 양식장을 새로 허가했다. 덕분에 양식 면적이 4.2% 가량 늘었다. 하지만 문제는 생산량 예측이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물김 폐기량을 줄일 수 있는 전략을 마련하겠다"며 "정부 비축과 민간 수매지원, 전통시장 환급행사 확대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너도나도 김 양식에 뛰어들어"…김 양식장 절반은 '불법'

뿐만 아니라 수출 호조 소식에 너도나도 물김 양식에 뛰어들며 불법 김 양식장으로 바다가 검게 물들었다. 

김창화 해남군 김생산자연합회 회장은 "배 타고 나가면 온 바다가 김 양식장으로 도배가 됐는데 절반 이상은 무허가 불법 양식장"이라며 "50년 이상 김 양식을 하면서 이렇게 불법 김 양식장이 온 바다에 가득 찬 것은 처음 본다"고 전했다.

이같은 상황이 발생하자 해양수산부와 해양경찰, 지자체가 이달부터 불법 양식장 철거에 나섰다. 하지만 이미 절반 이상 차지한 양식장을 단속하기란 쉽지 않다. 심지어 양식장마다 주인이 누구인지 확인하기 어려워 처벌이 곤란한 상황이라는 게 어민들의 설명이다. 

해수부는 이미 지난해 4월 안정적인 김 수급을 위해 '김 계약 재배' 방안을 검토했지만, 올해 들어서는 성과 없이 도입이 무산됐다. 

이렇듯 산지에서는 △작황 호조 △정부 허가 △불법 양식 성행 때문에 과잉 생산량을 처리하지 못하고 물김을 폐기하고 있다. 그럼에도 소매가는 여전히 높은 역설적인 상황이다. 

정부는 산지 공급량과 소비자 가격에 반영되는 것에 시차가 있다고 설명했다. 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은 "이달 말부터는 소비자 체감 물감도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며 "가공·유통 후 소비자 가격에 반영되는 시차를 고려하면 2025년산 김이 시장에 본격적으로 공급되는 2월 말부터 소비자 체감 물가도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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