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랠리챔피언십(WRC) 출전 드라이버들이 '국제자동차연맹(FIA)의 과도한 규제'에 대응해 공식 성명을 발표해 파문이 일고 있다.
WRC 출전 드라이버 조직인 '세계 랠리 드라이버 연맹(WORLD RALLY DRIVERS ALLIANCE, WORDA)'이 발표한 성명은 2025 WRC에 참가하는 랠리1 클래스의 매뉴팩처러즈 드라이버 및 코드라이버 전원과 랠리2(WRC2) 클래스 일부 드라이버가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자신의 SNS 등을 통해 공유했다.
WORDA는 “모든 스포츠 분야의 선수들은 심판의 판정을 따라야하고, 이 원칙을 존중하는 것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없다"며 “우리는 모두 지칠 줄 모르는 열정으로 극한의 상황과 마주하고 있다. 울창한 숲을 통과하거나 한밤중의 얼어붙은 도로를 가로지르고, 위험한 자갈길의 먼지를 헤치고 달릴 때 우리는 날씨와 시간, 자신의 한계에 맞서 스스로를 한계에 도달한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날 드라이버 및 코드라이버는 경기의 참가자 뿐만아니라 연예인, 콘텐츠 크리에이터 등 미디어로 활동하고 있다. 경기 전, 경기 중, 경기 후, 새벽부터 밤늦게까지의 모든 순간을 관중의 스마트폰부터 공식 중계 카메라까지 항상 함께해야 한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근 몇 달 동안 사소하고 고립된, 의도하지 않은 언어 실수에 대한 제재의 심각성이 놀라울 정도로 증가해 용납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며 “일반적인 구어체를 진정한 모욕이나 공격 행위와 동일하게 간주하고 판단할 수 없다. 모국어가 아닌 사용자가 그 의미를 충분히 인지하지 못한 채 용어를 사용하거나 반복할 수 있다. 경기상황으로 흥분된 상태에서 완벽하고 체계적인 감정 조절을 기대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며 “랠리는 극단적이다. 모든 것이 한계에 도달한 상태에서 어떤 종류의 페널티를 부과하는 것이 타당한지 의문이 든다”고 비판했다.
이어 “과도한 벌금은 참가자들의 평균 수입과 예산에 비해 지나치게 불균형적이고, 과도한 금액이 팬들의 마음속에 '돈이 중요하지 않은 산업'이라는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며 "벌금이 어떻게 사용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도 든다. FIA 회장 및 WORDA간의 직접적인 소통과 참여를 촉구한다”고 어필했다.
FIA는 국제 모터스포츠 경기 중 드라이버와 팀원, 팀 관계자 등 모든 참가자들이 공식 인터뷰 및 방송에서 '거칠거나 무례하거나 모욕적이거나 또는 정치적, 윤리적으로 문제가 된다고 합리적으로 인식될 수 있는 언어나 행위, 표현 등에 대해 강력하게 제재하고 있다.
F1의 경우 2025년부터 처음 위반했을때에는 벌금 4만 유로(약 6,050만원), 두번째 위반했을 때에는 벌금 8만 유로(약 1억2천만원)의 벌금과 1경기 출전 정지 페널티, 세번째 위반은 벌금 12만 유로(1억 8천만원)와 1개월 출전정지 및 시즌 포인트 감점 처분을 하도록 되어 있다.
이러한 제재는 FIA가 공인하는 다른 대회에도 적용되고 있다. 최근 종료된 2025 WRC 제2전 스웨덴 랠리에서는 아드리안 포모어(현대)가 WRC 공식 중계진과 인터뷰 중 3일차 SS11 스타트 때 헬멧 끈이 제대로 매지지 않아 출발시간을 손해봤던 상황에 대한 설명 중 "우리는 어제 망했다(We fuXXed up yesterday)"고 발언한 부분이 문제가 돼 1만 유로(약 1,513만원)의 벌금과 2만 유로(약 3,026만원)의 추가 벌금 유예 처분을 받았다.
그러나 이러한 규정은 기준이 모호하고 처벌 기준이 지나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F1 출전 드라이버들의 연합인 그랑프리 드라이버 협회(GPDA)도 2024 시즌부터 비판의 목소리를 내왔다. 특히 최근 런던에서 F1 출범 75주년을 기념하고 2025년 시즌에 출전할 경주차들의 리버리를 발표하기 위해 진행된 ‘F175’ 행사에서 참여한 일부 관계자들 및 게스트들이 발언 중 갑자기 입을 다물어버리는 등의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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