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서원 아카이빙] 향연①: ‘수묵별미(水墨別美): 한·중 근현대 회화’ 전시 후기에 이어
[문화매거진=정서원 작가] 이번 전시에서는 현대 작가들이 전통적 수묵화 기법을 계승하면서도 새로운 표현 방식을 시도한 작품들이 눈에 띈다. 한국의 유근택 작가는 전통적인 수묵 기법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일상적인 소재를 섬세한 필치와 독특한 색감으로 표현한다. 그의 작품은 전통과 현대의 경계를 허물며, 수묵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다.
중국의 추이진(崔进) 작가는 수묵과 색채를 융합한 ‘채묵화’를 통해 현대적인 감각을 작품에 담아낸다. 그는 다양한 재료와 기법을 활용하여 전통적인 수묵화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고 있으며, 이러한 접근은 동양화의 표현 범위를 넓히는 데 기여하고 있다. 이처럼 양국의 현대 작가들은 전통적인 수묵화의 기법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현대적인 재료와 주제를 도입하여 동양화의 지속적인 발전과 변화를 이끌고 있다.
이는 수묵화가 과거의 양식을 답습하는 것이 아니라 현대적 감각과 융합하며 동시대 미술의 중요한 흐름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강조한다. 덕수궁이라는 역사적 공간 속에서 전통과 현대가 만나며, 한국과 중국 수묵화의 다양한 실험적 시도를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를 제공한다. 수묵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하고, 동양화의 미래적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이 전시는 수묵 예술이 여전히 생동감 있게 변화하고 있음을 증명한다.
이번 ‘수묵별미’ 전시의 작품들은 마치 궁궐 안에서 오래도록 숨 쉬어온 듯 자연스럽게 녹아든다. 한겨울 나뭇가지에 맺힌 먹빛 이슬처럼, 수묵화의 농담과 여백이 덕수궁의 고즈넉한 정취와 맞닿아 있다. 전통과 현대가 맞닿은 이 공간에서 수묵화의 농담과 여백이 궁궐의 담장과 어우러지며, 마치 그림이 공간을 감싸 안는 듯한 감각을 불러일으킨다.
특히 현대적인 감각을 가미한 수묵화도 함께 소개하면서 전통과 현대의 연결점을 탐색하고 있다. 새로운 재료와 기법을 적용한 작품들은 수묵화가 단순히 과거의 유산이 아니라 지금도 유효한 예술 형식임을 증명한다. 또한 매체의 변주를 활용하는 작품들은 현대 미술과 전통 회화의 경계를 허무는 시도를 보여준다. 이는 수묵화가 현대적 미감과 결합하여 더욱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번 전시는 한국 수묵화의 정체성과 발전 가능성을 동시에 조명하는 자리다. 덕수궁이라는 역사적 공간에서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수묵화의 다채로운 매력을 감상하는 경험은 관람객에게 깊은 여운을 남겼다.
Copyright ⓒ 문화매거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