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이수민 기자] '초가성비'를 내세운 중국발 이커머스 플랫폼(C커머스)의 국내 공세가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쿠팡이 '프리미엄' 승부수를 띄운다. 부진했던 럭셔리 시장을 새롭게 공략함으로써 C커머스를 견제하고, 수익성도 본격적으로 끌어올릴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그간 쿠팡은 직매입, 로켓배송(익일·새벽배송) 시스템을 기반으로 몸집을 키워왔다. 조 단위 투자로 구축한 물류센터를 통해 직매입한 상품들의 비용을 최저가 수준으로 낮추고, 배송혁신을 일으키면서 온·오프라인 유통기업 1위로 올라섰다.
다만 수익성 위주의 명품·럭셔리 카테고리에서는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여왔다. 실용성 높은 생필품이나 신선식품 위주로 판매하던 쿠팡이 '고급화 전략'에 시동을 건 것은 지난해부터다.
2024년 10월 럭셔리 뷰티 서비스 '알럭스(R.LUX)'를 론칭한데 이어, 최근 프리미엄 과일·수산·채소·정육 등을 취급하는 '프리미엄 프레시'를 론칭했다.
프리미엄 프레시는 가격보다 신선도와 품질을 최우선으로 하는 제품군으로 분류된다. 쿠팡이 산지 환경부터 생산 및 유통 과정까지 철저한 기준을 적용해 프리미엄 프레시를 관리하는 식이다.
쿠팡 관계자는 "프리미엄 프레시는 단순한 신선식품이 아니라, 고객들에게 최고의 품질을 제공하기 위한 새로운 기준이 될 것"이라며 "엄격한 품질 관리와 차별화된 서비스로 로켓프레시 브랜드 가치를 제고하고 신선식품 시장에서 혁신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신선식품 이전 쿠팡은 럭셔리 뷰티 시장에 먼저 도전장을 내밀었다. 알럭스 론칭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랑콤, 발망 등 글로벌 럭셔리 뷰티 브랜드 입점을 늘려오고 있다. 화장품의 경우 식품 등에 비해 관리가 용이하고 마진율이 높기 때문에 유통 기업들 사이에서는 알짜 시장으로 통한다.
일례로 국내 대표 신선식품 새벽배송 플랫폼 컬리는 2022년부터 뷰티컬리를 론칭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 측면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냈다. 현재까지도 뷰티컬리는 컬리의 핵심 산업군으로 지속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쿠팡 또한 상대적으로 비중이 낮았던 뷰티 시장을 새롭게 공략하면서 일부 수익을 챙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쿠팡은 최근 알럭스 앰배서더로 배우 김고은을 발탁하면서 광고 캠페인을 전개하기도 했다. 쿠팡이 유명 배우를 모델로 내세운 것은 지난 2013년 전지현 기용 이후로 첫 사례다.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쿠팡 내 알럭스 존재감을 키우겠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국내 시장을 무섭게 파고드는 C커머스를 견제하기 위한 움직임이 아니냐는 반응도 나온다. 지난해 알리익스프레스(이하 알리)의 한국 전용관 K베뉴 론칭과 더불어 최근 테무의 국내 직진출이 본격화 되면서 C커머스가 다시금 쿠팡의 대항마로 떠올랐다.
알리에 비해 국내 진출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왔던 테무는 최근 국내 셀러를 온라인 마켓플레이스에 초대하는 등 사실상 국내 셀러 모집을 처음 공식화했다. 테무가 새롭게 도입한 '로컬 투 로컬' 모델은 국내 소비자들에게 현지 제품을 제공하는 동시에, 한국 판매자들의 입점 또한 가능한 시스템이다. 다만 아직까지는 현지 재고를 보유하고 있고, 국내에서 자체적으로 주문 처리 및 배송이 가능한 업체들을 대상으로 받고 있다. 알리 또한 K베뉴를 기반으로 국내 셀러를 꾸준히 확대하면서 국내 사용자 수도 늘려가고 있다.
C커머스의 경우 '초가성비'를 무기로 삼고 있는 만큼 강력한 가격경쟁력을 최우선으로 하는 쿠팡에게 충분히 위협적인 존재다. 특히 알리와 테무가 국내 물류센터 설립까지 본격화한다면 이커머스 지형도의 변화도 점쳐질 수 있다.
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종합몰 월간활성 이용자수는 쿠팡이 3303만명으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2위는 알리익스프레스(912만명), 3위는 테무(823만명) 순으로 나타났다. 아직까지는 쿠팡이 압도적인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지난해부터 상승 흐름을 이어 온 C커머스의 성장세라면 마냥 안심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럭셔리 품목은 쿠팡이 C커머스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은 것은 물론, 수익창출 측면에서도 유리하기 때문에 쿠팡이 럭셔리 시장도 점차적으로 확대해나갈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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