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후판 관세 부과 ‘희비’ 갈려···철강 웃지만 LNG선 조선사 ‘울상’

한화오션이 개발한 암모니아 가스터빈 추진 LNG운반선 조감도. [제공=한화오션]

[이뉴스투데이 노태하 기자] 우리 정부가 중국산 저가 후판에 대해 최대 38% 반덤핑 관세 부과를 잠정 결정함에 따라, 철강사와 조선사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특히 당장 후판을 이용해 배를 만드는 국내 조선업계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LNG(액화천연가스) 수출 확대 정책에 따라 순항이 예상됐던 LNG선 시장이 위축될까 우려하고 있다. 

25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중국산 후판에 대한 관세 부과를 두고 LNG선을 만들어 판매하는 조선사들이 깊은 시름에 빠졌다. 이미 중국 기업과 가격 면에서는 약세인 상황에서 LNG선 재료인 중국산 후판가에 관세까지 부과되면 가격 경쟁력 면에서는 더욱 밀릴 수도 있다는 것.

앞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산 LNG 수출 확대 기조에 따라 이를 운반할 LNG선 수요 역시 크게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지난해 전세계 LNG선 발주량 70%를 차지했던 K조선사들도 기대감에 부풀었다.

실제로 글로벌 조선·해운 투자금융사 클락슨시큐리티스는 글로벌 LNG선 신조 수요가 2029년까지 최대 126척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LNG선이 한 대에 대략 3600억원 정도인데 단순 계산해도 45조원이 넘는 시장이다.

그러나 LNG선에서도 재료로 쓰이는 중국산 후판 가격이 관세 부과로 상승할 경우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 LNG선의 가격 경쟁력 약화도 수순이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후판 가격이 조선 선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선종마다 편차는 있지만 대략 20~25% 정도로 알려졌는데 후판 중 다시 일부는 중국산 후판을 사용하는 만큼 향후 LNG선의 가격 상승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물론 국내 조선업계가 재료로 중국산 후판을 5~10%만 사용하는 만큼 가격 경쟁력에 끼칠 영향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가뜩이나 시장에서 중국 선사들은 LNG선 수주 시 이미 국내기업보다 20~30% 저렴하게 입찰하는 상황에서 재료 중 하나인 중국산 후판에 대한 관세 부과는 엎친데 덮친격으로 가격 경쟁력 면에선 K조선이 더욱 힘겨워진 것”이라고 말했다.

그간 압도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경쟁력을 유지해 온 K조선의 LNG선이지만 중국의 기술 추격이 심상치 않은 점 역시 중국산 후판에 대한 관세 부과로 가격 경쟁력 악화가 업계에 뼈아픈 이유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우리 LNG선들이 중국산 LNG선들과 비교해 가격보다도 기술적 격차가 눈에 보일 만큼 커서 고객들이 한국 조선사에 발주를 해왔던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현재는 LNG선도 중국에서 많이 만들면서 그 격차가 사실상 크게 좁혀졌다는 평가가 나오는 상황에서 가격 경쟁력 면에서 더욱 밀려나는 것은 우려가 되는 점”이라고 말했다. 

한편 20일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위원회는 회의를 열고 예비조사 결과에 따라 중국산 후판에 잠정 덤핑 방지 관세를 27.91~38.02% 수준으로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기획재정부장관의 검토를 거쳐 최대 50일 이내에 중국산 후판에 잠정 관세가 부과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