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주하기 싫었어요"…여자축구 '신생' 리그로 떠난 이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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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주하기 싫었어요"…여자축구 '신생' 리그로 떠난 이민아

연합뉴스 2025-02-25 14:01:3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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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의진
이의진기자

"큰 선수들과 경쟁하고파…선수라면 그만둘 때까지 도전해야"

이민아 이민아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이러다가 정말 여기서 안주하게 될 것 같은 거예요."

A매치(국가대표팀 간 경기) 83경기에 뛴 이민아는 우리나라 여자축구를 대표하는 미드필더였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2019 국제축구연맹(FIFA) 프랑스 월드컵, 2022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등 2010년대 후반부터 주요 국제대회마다 우리나라의 중원을 책임졌다.

여자 실업축구 WK리그에서 거둔 성과도 상당하다. WK리그 최고 명문으로 꼽히는 인천 현대제철의 핵심 선수로 활약해 9차례 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2022시즌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는 그림 같은 중거리 슛으로 선제 결승 골을 만들어내며 현대제철의 통합 10연패 주역으로 우뚝 서기도 했다.

커리어의 정점에 선 순간 이민아는 외국 리그로 진출을 꾀하기 시작했다.

2022시즌을 마치고 독일 팀과 협상이 마무리 단계까지 진행되는 등 유럽 팀 입단을 눈앞에 둔 듯했다. 그러나 갑작스럽게 이적이 무산되면서 다시 WK리그로 돌아와야 했다.

2023시즌 이후 이민아는 한 번 더 도전했다. 이번에는 스페인 구단과 협상이 타결되는 듯했으나 이번에도 막판 변수가 생겨 없던 일이 됐다.

오타와에 입단한 이민아 오타와에 입단한 이민아

[오타와 래피드 사회관계망서비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아, 이제 정말 못 나가는구나' 이렇게 생각했죠."

두 차례 이적이 연거푸 무산돼 낙담이 컸다. 1991년생으로 30대 중반을 향해가는 이민아에게는 남은 시간이 많지 않았다.

아직도 자신을 찾아줄지, 지금 나이에 도전이 옳은 선택인지 고민에 빠진 이민아는 불안을 딛고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이적할 외국팀을 알아봤다.

다행히 대표팀 경력이 탄탄한 이민아에게 영국, 스페인 등지에서 영입 제안이 왔다.

이민아의 최종 선택은 신생 리그인 캐나다 노던슈퍼리그(NSL)의 오타와 래피드였다.

이민아는 25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계속 아시아 밖의 리그로 가고 싶었다. 나보다 크고 잘 뛰는 선수와 경기를 하고 싶었다"며 "그런 환경을 헤쳐 나가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작고 왜소한 편이니 선수로서 더 발전하는 길은 그런 환경에서 경쟁하는 것이라는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이민아의 신장은 159㎝로, 우리나라 선수 중에서도 작은 편이다.

이민아는 "사실 국내에서 마무리해야겠다는 마음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내가 여기서 안주하게 되고, 스스로 이겨내고 싸워야 할 게 없다는 생각이 들더라"라며 "여기서는 항상 우승만 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은 여기에서 더 안정적이고 편하게 축구할 수 있을 것이라 볼 것이다. 하지만 그러고 싶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2022년 WK리그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이끈 이민아 2022년 WK리그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이끈 이민아

[대한축구협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본래 유럽행을 생각했던 이민아는 새로 출범하는 캐나다 리그의 수준이 유럽에 크게 뒤지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마음을 돌렸다.

오타와 측에서 기용 계획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등 팀 내 입지가 어느 정도 보장된 점도 이민아의 선택에 영향을 줬다.

이민아는 "나보다 큰 선수와 경쟁하는 환경이 꼭 유럽만은 아니더라. 또 오타와에서도 적극적이어서 마음이 움직였다"며 "축구 선수라면 그만둘 때까지 발전을 꾀하고, 도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캐나다의 NSL은 세계 5대 여자프로축구리그를 목표로 2025년 4월 공식 출범한다. 원년에는 이민아, 추효주가 뛰는 오타와를 포함한 6개 팀이 우승 트로피를 놓고 경쟁한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NSL은 리그 차원에서 전체 선수들에게 최소 5만달러(약 7천200만원)의 연봉을 보장한다. 선수 연봉 상한이 5천만원인 WK리그보다 조건이 좋다.

각 팀의 샐러리캡(총연봉상한선)은 160만달러(22억9천만원)다.

자국 선수 유출을 막고, 기량이 뛰어난 전 세계 선수들을 데려와 경쟁력을 단숨에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2009년 독일 무대를 두드리며 한국 여자선수 중 최초로 유럽행에 나섰던 차연희와 박희영의 도전을 기억한다는 이민아는 "언니들이 나갈 때는 국내 환경이 더 좋았다. 하지만 이제 시장이 바뀌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민아는 "외국은 모든 게 프로페셔널로 진화하고 있고, 남자 리그를 따라가고 있다"며 "선수들도 그런 외국의 환경을 경험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WK리그 일정을 보면 또 주말 경기는 없다. 다 평일 경기"라며 "이런 부분이 계속 똑같은 게 안타깝다. 하나씩 변하고 있긴 하지만 WK리그도 많은 발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민아 이민아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pual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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