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정근식 서울시교육감 “학생들, ‘역지사지 토론’으로 공존과 협력 배우게 될 것”

▲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이 25일 서울 서초구 서울교육대학교에서 열린 ‘AI 시대 역지사지 공존형 토론수업 심화교재 활용 직무연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투데이코리아

투데이코리아=김유진 기자 |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이 심화되는 정치·사회적 양극화 상황을 언급하며, 공존과 협력의 가치를 배우기 위한 토론 수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정근식 교육감은 25일 서울 서초구 서울교육대학교에서 진행된 ‘AI(인공지능) 시대 역지사지 공존형 토론회’에서 “우리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교육감은 “서울시교육청은 AI 시대에 맞춰 토론 수업이 AI와 어떻게 연결해 활용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하고 있다”며 “먼저 수도권에서 역지사지 토론 문화를 시범적으로 시도하고 나아가 올 가을에는 전국 교육감들에게 제의해 전국적으로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토론수업은 학생들이 자신의 방식대로 공부한 근거를 바탕으로 찬성과 반대의 의견을 나눠 나와 다른 생각을 경청하고 동시에 내가 갖고 있던 입장을 어떤 방식으로 보완해야 되는가를 알 수 있는 공부 방법”이라고 부연했다.
 
‘AI 시대 역지사지 공존형 토론수업’이란 학생들이 쟁점에 대한 각 입장을 확인하고 문제 해결 방안을 함께 논의하며 공존과 협력의 가치를 배우는 서울시교육청의 교육 사업이다.
 
시교육청은 이러한 토론수업 원칙 아래 ‘역지사지 공존형 토론수업 중등용 심화교재’를 개발해 학교에 배포함으로써 토론수업의 질을 한 단계 높여나갈 방침이다.
 
이에 토론회에 참석한 학생들과 교사들도 ‘고등학생들의 정치 참여를 금지해야 하는가’를 두고 열띤 토론을 펼쳤따.

특히 정 교육감은 이 자리에서 정치 양극화의 심화를 이야기하며 역지사지 토론 수업의 중요성을 재차 언급했다.
 
그는 “양 진영에서 사람들이 싸우면서 정치적 갈등이 아주 심해지는 사회에서 이러한 토론 수업은 나와 다른 입장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어떻게 중재하고 화해시키고 앞으로 나아가게 만들까하는 고민을 해 볼 수 있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토론 주제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이번 주제는 지난 주 시의회에서 시의원들이 저에게 직접 했던 질문이었던 만큼 굉장히 어려운 주제였음에도 과감하게 토론에 나선 학생들이 대단하다고 느꼈다”고 강조했다.
 
이어 “토론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원칙은 단순히 의례적인 것이 아니라는 점”이라며 “실제로 우리 학생들이 현장에서 자신의 말에 용기를 갖기 위해서는 정치적·사회적 민감성이 있는 주제들로 토론하는 게 교육적인 효과가 더 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 참석자들은 ‘고등학생의 정치 참여를 금지해야 하는가’의 쟁점을 두고 긍정과 부정으로 나뉘어 각자의 논리를 펼쳤다.
 
먼저 긍정팀의 박서진 명덕고 학생은 “고등학생의 정치적 판단은 미숙하다”며 “정치적 판단에는 역사적 이해, 경제적 이해, 사회 구조에 대한 깊은 통찰이 필요하지만 고등학생들은 아직 학업 과정에서 이를 충분히 배울 시간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어 “인공지능 시대에 사람들은 특히 알고리즘의 지배를 받아 정치적 편향성 등을 갖게 되는데 이때는 청소년들의 취약성이 강하게 나타난다”고 비판했다.
 
반면 부정팀의 정수안 서울국제고 학생은 “교육 과정에서 정치와 법, 생활과 윤리 등의 기초 과목에서 정치 참여에 대한 이론적 내용을 학습하고 각종 수행평가나 학생회 활동, 학생회장 선거를 통해 실천적 학습 또한 진행한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