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혜련의 Artist Life_Education #17] 함께한 시간, 끝에서 다시 피어나다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정혜련의 Artist Life_Education #17] 함께한 시간, 끝에서 다시 피어나다

문화매거진 2025-02-25 10:47:27 신고

3줄요약

[문화매거진=정혜련 작가] 엿새 달을 넘게 이어진 청소년수련관에서의 3D페더 수업이 드디어 마지막 날을 맞이한다.

2024년 5월, 첫 수업의 문을 열었을 때 마음 한켠에는 수줍은 설렘과 함께 ‘과연 내가 아이들에게 무엇을 전할 수 있을까?’라는 작은 의문이 자리 잡고 있었다. 청소년수련관에서 펼쳐진 3D 페더 수업은 단순한 기술적인 가르침을 넘어 각자 내면에 숨어 있던 창조의 불씨를 살피고 다듬어가는 소중한 시간들이었다.

▲ 수업 이미지 / 사진: 정혜련 제공
▲ 수업 이미지 / 사진: 정혜련 제공


첫 만남의 순간부터 우리는 3D스케치북을 통해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넘나들었다. 어린 학생들은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손끝에서 피어나는 색과 형태를 바라보며 자신만의 이야기를 펼쳐 보였다. 그 과정 속에서 나는 단순히 기술을 가르치는 사람이 아니라, 아이들의 마음속 깊은 곳에 자리한 예술적 영감을 함께 일깨우는 동행자가 되고자 했다. 

수업이 진행될수록 우리는 점점 더 다양한 시도와 표현을 통해 각자의 공간을 완성해 나갔다. 3D 공간 속 작품에 담긴 메시지를 통해 서로의 이야기를 공유하면서 단순한 미술작품 이상의 의미를 지니게 되었고, 각자의 삶 속에 작은 변화의 씨앗이 되어 피어났다. 물론 수업 시간이 항상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표현의 한계에 부딪혀 좌절의 순간이 있었으나 그런 시간들 조차도 우리에게는 소중한 경험이었다. 그 안에서 아이들은 자신만의 해답을 찾아 나갔고, 그 속에서 나도 한층 더 깊이 있는 소통과 이해의 방법을 배우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예술은 단순히 미적인 아름다움이 아니라, 인생의 다양한 굴곡을 함께 견뎌내며 성장하는 과정임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 수업 이미지 / 사진: 정혜련 제공
▲ 수업 이미지 / 사진: 정혜련 제공


어느덧 마지막 수업을 앞두고, 창가에 스며드는 따스한 햇살과 함께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면 수많은 기억들이 한 페이지 한 페이지마다 소중히 새겨져 있다. 아이들의 눈빛 속에서 반짝이던 호기심과 도전, 그리고 때로는 어른보다 더 깊은 통찰력을 보여준 순간들이 나에게는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 아이들의 작품 하나하나에는 자신만의 이야기가 녹아 있었고, 그 이야기를 함께 만들어가고 있음에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계절이 바뀌듯, 아이들과의 만남도 한 장의 아름다운 기록으로 남을 것이다. 

물론 이별의 순간이 아쉽지만 그동안 쌓아온 기억들이 앞으로의 길에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줄 것이라 믿는다. 그리고 아이들이 앞으로 걸어갈 길에도 언제나 자신만의 색을 잃지 않고, 어려운 순간이 찾아오더라도 잔잔한 호흡으로 이겨내기를 진심으로 응원할 것이다. 나 역시 아이들이 남긴 따뜻한 미소와 함께, 앞으로도 끊임없이 배우고 성장하는 예술가로 남을 것을 다짐해본다. 이별은 또 다른 시작임을 믿으며, 오늘의 끝이 내일의 아름다운 첫걸음이 될 것이다.

Copyright ⓒ 문화매거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