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성장률 1.6% 예상…금리 내릴 수밖에
한은은 25일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2.75%로 25bp(1bp= 0.01%포인트) 인하했다. 기준금리는 2022년 10월 초 이후 2년 4개월 만에 2%대로 내려왔다.
한은은 기준금리 인하 발표 직후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5%로 낮췄다. 이데일리가 국내 증권사 애널리스트 및 경제연구원 연구원, 거시경제 전문가 1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의 중간값인 1.6%나, 한은 조사국이 지난달 이례적으로 중간 점검 차원에서 발표한 경기진단 때 제시했던 1.6~1.7%에 하단보다 0.1%포인트 낮다.
이는 국내외 주요기관이 내놓은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 중 최저 수준으로, 비상계엄 사태 이후 탄핵정국에 따른 내수부진과 미국 신정부의 정책변화로 대내외 경제여건이 악화하면서 내수 부진과 수출 증가 폭 둔화가 예상된다는 점이 주된 이유일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불과 한달 여 전에 제시한 경기 진단 때보다 성장률 예상치가 더 낮아진 이유가 무엇인지에 관심이 쏠린다.
당시 조사국은 “올해 성장률에 대한 2월 전망 수치가 1월 예상보다 높아질지, 낮아질지는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의 해소시기 △정부의 추가적인 경기부양책 △미국 신정부의 경제정책 전개 등에 크게 영향받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1일 국책 연구기관인 KDI는 올해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이전 2.0%에서 0.4%포인트 낮춘 1.6%로 예상했다. 통상환경 급변에 따라 민간소비부터 투자, 수출 관련 전망을 모두 하향 조정한 결과다. 지난해 말 이후 국내 내수와 건설 투자 등이 급격히 냉각되면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2.1%), 국제통화기금(IMF·2.0%) 정부(1.8%), 국제 신용평가사인 피치(1.7%) 등 국내외 주요 기관들은 잇따라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을 하향 조정했다.
이날 금통위의 기준금리 인하 결정 역시 자체 성장 전망이 잠재성장률 추정치(1.8%)를 한참 밑도는데다 내수가 부진하고 대내외 불확실성이 큰 상황을 고려해 경기 부양에 방점을 둔 것으로 해석된다.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이나 미국 관세 정책 관련 협상 가능성 등 기대감을 가질 만한 재료도 있어 추가 인하에 대해서는 금리 인하의 효과와 부작용을 면밀히 검토한 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
◇환율·유가 우려에도 “물가는 목표치 수준”
한은은 이날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1.9%로 유지했다. 이데일리 설문 결과 중간값(2.0%)보다 0.1%포인트 낮다. 내년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1.9%로 종전과 같다. 전문가들은 최근 원·달러 환율과 국제유가의 동반 상승, 환율이 상당 기간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이는 점 등을 들어 한은이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소폭이나마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김웅 부총재보는 이달 초 ‘물가상황 점검회의’에서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석유류와 농산물가격의 기저효과, 낮은 수요압력 등의 영향으로 당분간 둔화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이후에는 목표 수준(2%) 근방에서 안정될 전망”이라고 했다. 다만, “환율과 유가 움직임, 내수 흐름, 농산물가격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크다”며, 전망치 조정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과 연결시켜 생각해보면, 한은은 시장의 예상보다 내수의 회복이 더딜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올해 경제 성장률도 이전에 비해 낮춰 잡으면서 물가는 공급 측면의 상승 압력에도 수요 부진으로 안정될 것으로 예상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지수는1년 전보다 2.2% 상승하며 지난해 8월(2.0%) 이후 5개월 만에 2%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