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위축된 소비·투자 등 내수를 고려해 경기 부양에 초점을 둔 결정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지난달 열린 올해 첫 번째 금통위가 시장의 예상을 깨고 금리를 동결한 만큼, 이번 인하 결정은 예상치에 부합하는 결과가 나왔다는 평가다.
관건은 다음 인하 시점이다. 한은이 올해 통화정책 완화 기조를 분명히 하며 금리인하기에 돌입한 모습이나, 대내외 불확실성은 여전히 변수를 품고 있어 추가 인하 시점의 예측이 분분한 상황이다.
|
◇ 이변없었던 금통위…기준금리 25bp 인하
한은 금통위는 이날 본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25bp 인하했다. 시장에서는 이변이 없는 한 금리 인하를 유력하게 여겼다. 지난해 10월과 11월 0.25%포인트 씩 낮춰 금리 인하에 돌입했지만, 올해 1월에는 고환율에 동결을 선택하며 금리 조정을 한 박자 쉬었다는 이유에서다. 이번 인하 결정으로 기준금리는 연 2.75%가 됐다.
이데일리가 이번 금통위 본회의를 앞두고 국내 증권사 애널리스트와 경제연구소 연구원, 거시경제 전문가 1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12명(80%)이 기준금리를 2.75%로 인하할 것으로 예상한 것과도 부합한다.
원·달러 환율이 안정세를 보이며 금리 인하 제약 요건이 완화된 반면, 경기 하방 압력은 확대됐다는 이유가 가장 큰 배경이다. 성장률 전망이 1% 중반대까지 내려가 경기 부양 시그널이 시급해진 상황에서 이달에는 금리 인하에 나서야 추가 인하 여력을 점검 할 수 있지 않겠냐는 분위기가 팽배해졌다. 정치적 불확실성 요인에 따른 정책 부재 리스크 등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이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 모두가 향후 3개월 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둔 것도 금리 인하 전망에 무게추를 쏠리게 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가 최근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2월 금리 인하가 불가피한 건 아니다”라고 밝히면서 시장 기대감이 흔들리는 듯 했으나 전문가들은 이를 원론적 수준의 답변이었던 것으로 간주했다.
◇ 관건은 추가 인하 시점…“5월 유력하지만 변수도”
이에 따라 기준금리는 연 3.0%에서 연 2.75%로 조정되면서 약 2년 4개월 만에 2%대로 내려오게 됐다.
관건은 다음 인하 시점이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5월경 추가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란 예상이 앞서지만, 불확실성은 남아있다. 원·달러 환율이 최근 안정세를 보인다곤 하나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추가경정예산 집행 시점도 금리 인하 사이클의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미국과의 금리 역전 폭 확대는 한은으로서는 부담으로 작용해 신중한 입장을 견지할 수 밖에 없을 것이란 시각이다. 한은과 달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견조한 미국 경제와 물가 상승률 재확대 우려 등을 이유로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기조를 강화하고 있다.
한국이 이번에 금리를 내리면서 미국(4.25~4.5%) 간 기준금리 차는 상단 기준으로 1.75%포인트로 벌어졌다. 기준금리가 미국보다 낮아지면 더 높은 수익률을 좇아 외국인 투자 자금이 빠져나가고 원화 가치가 떨어질 위험이 커질 수 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기본적으로 5월 추가 인하를 고려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국내 추경 편성과 연준, 일본은행의 금리 조정 등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상황에 따라 3분기로 지연될 가능성도 상당하다고 보고 있다”고 내다봤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향후 금리결정에 중요한 변수는 환율과 국내 정치 상황의 변화, 무역분쟁과 관세 등”이라면서 “이날 설명회에서 한은은 재정정책을 촉구하는 측면에서 매파적인 코멘트를 남길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