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일이 자른 '고르디우스의 매듭', 민속촌 주차장 갈등 해결 실마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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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일이 자른 '고르디우스의 매듭', 민속촌 주차장 갈등 해결 실마리로

이데일리 2025-02-25 07:52:5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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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이데일리 황영민 기자] 기원전 프리기아 왕국 수도 고르디움에는 아주 단단한 매듭이 묶여 있는 고르디우스의 전차가 있었다. 이 전차의 매듭을 푸는 자는 아시아의 왕이 될 것이라는 신탁이 있었지만 숱한 시도에도 풀어낸 사람은 없었다. 수백 년 후 프리기아 원정에 나선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더 대왕은 칼로 매듭을 잘라버리는 과감성을 보였고, 이후 아시아를 정복해 헬레니즘 시대를 열게 된다. 얽히고설킨 문제를 단번에 해결한다는 뜻으로 사용되는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자르다’라는 속담의 배경이다. 동양의 고사 중에서는 동일한 맥락의 ‘쾌도난마’(快刀亂麻)가 있다.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이 공휴일마다 인근 지역에 심각한 교통정체를 일으키고 있는 기흥구 보라동 한국민속촌 주차장 부지를 찾아 문제점을 점검하고 있다.(사진=용인시)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이 기흥구 보라동에서 35년간 풀리지 않던 고리디우스의 매듭을 끊어냈다. 달력의 ‘빨간날’마다 주민들을 교통지옥에 내몰았던 한국민속촌(민속촌) 주차장 부지에 대한 점용허가 문제를 단칼에 잘라내면서다.

25일 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한국민속촌은 1991년부터 용인시 기흥구 보라동 280-3번지 일원 3만521㎡ 규모 국유지를 용인시로부터 5년 주기로 점용허가를 받아 주차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지방하천인 지곡천을 복개해 만들어진 해당 주차장 부지는 인근 보라동 상가 및 주거지역과 인접해 있어 주말 또는 명절이면 연간 방문객 150만명에 달하는 민속촌을 오가는 차들로 극심한 교통정체를 일으켰다.

채진웅 용인기흥남부발전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보라동 현대2차 입주자대표회장)은 “매 주말이면 주민들은 민속촌으로 몰리는 차들 때문에 동네에서 오도 가도 못하는 신세가 된다”며 “작년 추석에는 평소 10~15분 정도인 수원IC에서 보라동까지 오는 시간이 2시간 30분에서 3시간이나 걸린 적 있다”고 토로했다.

주말 보라동 일대 풍경. 한국민속촌 주차장으로 향하는 차들로 도로 위가 주차장을 방불케 한다.(사진=채진웅 용인기흥남부발전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


보라동 주민들은 민속촌 측에 주말 트래픽을 감당하는 대신 이용객이 적은 평일에는 주민들과 인근 상권도 주차장을 사용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민속촌에서 돌아오는 답은 ‘인근 주민 입장료 할인’이 다였다.

지난해 5월 용인시가 일부 주차장 점용부지 공유 등 주민들과 상생 방안을 검토 요청했지만, 민속촌 측은 ‘지역 주민 입장료 할인 외 요청 사항을 포함해 연 1~2회 무료개방 등 다각적인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만 내놨다.

참다못한 주민들은 점용허가 연장 시점이 다다른 지난해 하반기부터 지역구 시의원을 통한 민원도 제기해 봤지만, 점용허가와 관련된 문제해결은 요원했다.

도돌이표처럼 반복되던 상황은 이상일 시장이 기흥구를 찾아오면서 급변하게 된다. 지난해 11월 5일 ‘공동주택 입주민과 함께하는 소통콘서트’를 위해 기흥구청을 찾은 이 시장은 보라동 주민들의 호소를 직접 듣게 됐다.

당시 현장에서 마이크를 잡았던 채진웅 위원장은 “시의회에 민원을 제기한 뒤 협의점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점용허가 기간을 2년 정도로 줄일 거라는 말을 들었지만, 우리는 온전한 환원을 원했다”면서 “이 부분을 호소하자 곰곰이 듣던 시장님이 그 자리에서 담당 공무원을 부르더니 문제점을 지적하고 점용허가 기간을 1년으로 줄이고, 언제든지 공공 목적으로 개발할 때는 허가를 취소하는 단서조항을 넣고 계약서를 쓰라고 지시했다”고 회고했다.

용인시 기흥구 보라동 소재 한국민속촌 주차장이 주차장으로 활용하고 있는 국유지 점용 현황.(자료=용인시)


민속촌 주차장 부지는 1989년 민속촌이 직접 복개해 시에 기부채납한 뒤 1991년부터 점용허가를 받아 사용하기 시작한 1차 구간(1만2885㎡)과 1999년 지방도 315호선 개설을 위해 경기도가 복개한 도로를 포함한 2차 구간(1만7636㎡)으로 나뉜다.

용인시는 이상일 시장 지시 이후 주차장 부지 점용허가 기간을 기존 5년에서 1년으로 단축했고, 2차 구간에 대해서는 공익사업 진행 시 점용허가 취소가 가능하도록 단서조항을 붙였다.

용인시 관계자는 “현재 2차 복개 구간의 공익적 활용을 위한 광역버스 노선 신설 등을 관계 기관과 다각도로 협의하고 있다”며 “광역버스의 경우 서울시와 협의가 필수라 즉각 시행이 어렵지만, 그 외에도 주민들과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여러 활용방안은 모색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채진웅 위원장은 “보통은 점용허가 기간을 1년으로 줄였으니 여기서 끝나는 경우가 많지만, 용인시에서 보라동 주민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감안해 광역버스 노선 유치나 주민 주차장 활용, 소통공간 조성 등을 위한 행·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 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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