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2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싼 대화를 좋은 쪽으로 바꿔놓았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BBC 방송과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스타머 총리는 우크라이나 전쟁 3주년을 맞아 키이우에서 열린 세계 지도자들간 정상 회의에서 화상 연설하면서 "우리는 평화 노력에 집단적 힘을 기울여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스타머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몇 주간 세계의 대화를 바꿨고 이는 기회를 만들어냈다"며 "이제 우리는 기본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총리실 대변인은 스타머 총리의 발언이 트럼프 대통령이 대화를 좋은 쪽으로 바꿨다는 뜻인지 취재진 질의에 "그렇다"면서 "우리는 우크라이나에서 지속 가능한 평화에 도달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바람을 지지하고 공유한다"고 답했다.
스타머 총리는 "영국은 다른 유럽 국가와 함께, 알맞은 조건에 지상군을 배치할 준비와 의향이 있다"며 "궁극적으로는 미국의 방어벽이 러시아가 몇 년 내에 또다시 침공하는 것을 억지하는 데 필수"라고 말했다.
그러나 스타머 총리는 우크라이나가 종전 협상 테이블에 반드시 앉아야 한다고 강조했으며 "러시아가 이 전쟁에서 모든 카드를 들고 있는 건 아니다"라고도 말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간 러시아는 협상에서 여러 카드를 들고 있다거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는 카드가 없다고 말해 온 것을 반박하는 언급으로 풀이된다.
스타머 총리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지원을 늘려야 하며, 푸틴(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대화할 준비뿐 아니라 양보할 준비가 되도록 경제적 압박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날 발표한 영국의 대러시아 신규 제재를 소개했다.
스타머 총리는 이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방미 및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에 이어 오는 27일 백악관을 찾을 예정이다.
그는 유럽뿐 아니라 우크라이나를 배제한 채 러시아와 종전 협상을 추진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서양 동맹 유지를 설득해야 하는 입장이다.
이날을 비롯해 스타머 총리는 방미 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을 삼가는 '조심스러운' 대응을 이어가고 있다고 영국 매체들은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언론 인터뷰에서 마크롱 대통령과 스타머 총리가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cherora@yna.co.kr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