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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은 박창식 원장에게 있어 각별한 의미가 있는 곳이다. 진흥원은 2003년 ‘아시아문화산업교류진흥재단’이란 이름으로 출범했다. 당시 드라마 PD(프로듀서)로 활동했던 그는 이사 직을 맡아 재단 출범에 중추적 역할을 했다. 그가 진흥원을 두고 ‘고향’이라고 표현하는 이유다.
박 원장은 “2003년에는 드라마 외주시장이 없었다. 방송 프로그램의 다양성을 위해 외주제작 시스템을 도입했지만, 방송국은 외주 제작사를 하청업체로만 여겨 제대로 된 시장이 만들어지지 못했다”며 “드라마 외주시장을 조성하기 위해 재단을 만들었는데, 지속 가능한 기관으로 성장할지 상상 못했다”고 껄껄 웃었다.
서울예대 연극과 출신인 박 원장은 1986년부터 1993년까지 MBC 드라마제작국에서 PD로 일했다. SBS 프로덕션 제작 프로듀서, 김종학프로덕션 대표이사 등을 맡으며 50여 편의 드라마를 제작했다. 1988년 드라마 ‘인간시장’으로 인연을 맺은 고(故) 김종학 PD와 함께 ‘여명의 눈동자’, ‘모래시계’ 등을 함께 만들며 한국 드라마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인물이다.
드라마 PD였던 박 원장이 콘텐츠산업 정책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제이콤(현 CJ ENM 전신)에 입사하면서부터다. 그는 “제이콤을 통해 드라마 외주시장을 만들고, 이후 김종학프로덕션으로 이 시장을 키우려고 노력했다”면서 “외주시장을 만들기 위해선 정책과 제도가 우선돼야 한다는 생각에 콘텐츠산업 정책 분야를 파고 들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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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산업 정책 관련 국회 토론회 진행 등을 도맡았던 그는 새누리당(현 국민의힘)의 영입 제안을 받아 정계에 입문했고, 19대 국회에서 비례대표로 금뱃지를 달았다. 박 원장은 이른바 ‘장자연법’으로 불리는 ‘대중문화예술산업 발전 지원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고 방송시장에 표준계약서 도입하는 일에 앞장섰다. 국회의원 임기가 끝난 뒤에는 디지털서울문화예술대 총장으로 활동하며 교육자의 경험도 쌓았다.
문화계로 다시 돌아온 박 원장은 그간의 경험을 살려 한류를 통해 문화와 산업의 성장에 앞장선다는 각오다. 그는 “국제교류가 문화와 함께할 때 더 큰 힘을 발휘하는 만큼, 기업들도 문화에 보다 적극적으로 투자해야 한다”며 “오는 4월 새로 이사진이 꾸려지면 기업의 후원, 협찬을 더욱 활성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화야말로 국경의 벽을 허무는 힘이 있다”고 믿는 그는 “장기적으로는 남북 관계에서도 문화가 큰 역할을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박 원장은 “지금의 남북 관계는 매우 경직돼 있지만, 문화 교류는 계속 이어져야 한다. 북한의 핵탄두를 녹일 수 있는 것이 문화”라면서 “남북이 하나 된 ‘한반도 한류’가 만들어지면 세계적으로 맹위를 떨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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