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억 세금소송서 "택스노마드"…조세 최고 로펌 오른 '가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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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억 세금소송서 "택스노마드"…조세 최고 로펌 오른 '가온'

이데일리 2025-02-25 05:05: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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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최오현 기자] “보람을 느낄 때는 단순히 이겼을 때가 아니라 휘었다고 생각한 부분이 바로 펴졌을 때입니다.”

강남규(50·사법연수원 31기) 법무법인 가온 대표변호사는 24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최근 ‘LG가(家) 맏사위’ 윤관 블루런벤처스 대표와 국세청의 종합소득세 소송에서 국세청을 대리해 1심 승소를 이끈 그는 조세 전문 변호사로 활동하며 느끼는 보람은 단순히 승소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정답’을 찾았을 때라고 설명했다.

조세 분야 강자로 빠르게 성장한 법무법인 가온은 강남규 대표변호사가 2017년 설립한 조세 전문 부띠크 로펌이다. 대형 로펌에 비해 법인 규모는 크지 않지만 주로 굵직한 국제조세 사건들을 담당해왔다. 이번 사건 1심에서 가온은 윤관 대표가 국내거주자임을 입증해 내는데 주력했고 법원 역시 “윤 대표와 가족이 국내에 항구적인 거주지를 두고 있고 한국에서 더욱 밀접한 경제활동을 했다”며 “국내거주자로 봄이 타당하다”고 판결했다.

강남규 법무법인 가온 대표변호사가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김태형 기자)


윤 대표 측은 그가 외국 국적의 외국인이기 때문에 국세청이 부과한 약 123억원의 종합소득세를 낼 의무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가온은 재판 과정에서 윤 대표의 투자처, 자금출처, 투자활동 시간 등을 분석해 소득 원천이 국내에 기반을 두고 있음을 입증했다. 아울러 윤 대표의 국적 취득 과정을 파고들어 그가 세금 최소화를 목적으로 다양한 국적을 취득해 활용한다는 의미에서 ‘택스 노마드(Tax Nomad)’라고 지칭하기도 했다.

강 변호사는 변호사로서는 이례적으로 공인재무분석사(CFA)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다. CFA 자격증은 미국 국제재무분석사협회에서 주관하는 국제 공인 금융·투자 전문가 자격증으로 자산 운용, 리스크 관리 금융 분야에서 권위 있는 글로벌 자격증 중 하나다. 강 변호사는 공익법무관 시절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의 자본시장TF팀 특별사무관으로 채용됐으나 2005년 정통적인 조세 강자인 법무법인 율촌의 조세그룹 변호사로 합류했다. ‘무패의 변호사’로 어쏘생활을 마치고 시카고의 노스웨스대 로스쿨 과정을 거쳐 미국 워싱턴 D.C에 위치한 캐플린앤드라이스대일(Caplin&Drysdale)에 1년간 파견을 지내면서 이곳을 가온의 벤치마크로 삼았다.

강 변호사는 “변호사 일에서 찾을 수 있는 큰 의미 중 하나는 사회적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며 “국제 조세 분야는 대형 로펌 독점 시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제 조세와 관세 등 크로스 보더를 전문으로 민(民)이든 관(官)이 어렵고 큰 사건을 믿고 맡길 수 있는 곳으로 자리매김하고자 했다”고 가온 설립 당시를 회상했다. 그렇다 보니 강 변호사는 소속 변호사들의 대외 활동은 물론 해외 유학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편이다.

가온은 현재 택스(Tax)팀에만 20여명의 변호사들과 회계사, 세무사 등의 전문가들이 활동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아시아 비즈니스 법률저널(Asia Business Law Journal)이 선정한 조세 분야 한국 최고 로펌에 김·장 법률사무소, 법무법인 태평양, 율촌과 이름을 나란히 올렸다.

특히 가온이 삼성증권(016360)을 포함한 5개 증권사를 대리해 TRS(총수익스와프) 과세 분쟁을 성공적으로 해결한 성과가 높게 평가됐다. 세무당국은 외국투자자들의 TRS 거래소득을 배당소득으로 원천징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증권사들은 이를 사업소득으로 봐야 한다고 반박한 이 사건에서 가온은 국내 선례가 없었던 만큼 해외 입법과 판례를 총 분석해 3년간의 분쟁을 승리로 이끌었다.

ABLJ의 평가를 맡았던 백상현 미래에셋증권 법무지원본부장(이사)은 “가온이 조세심판 사건을 이끌고 가는 경과를 옆에서 보면서 한 편의 치밀한 스포츠 경기를 보는 기분이었다”고 설명했다.

강남규 법무법인 가온 대표변호사가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김태형 기자)


실제 강 대표는 문제를 접근하는데 있어 ‘창의적인 전략가’를 연상케 한다. 법리해석과 판례 분석을 기반으로 발상의 전환과 실무적 감각을 더하기 때문이다. 이번 윤관 사건에서도 과거 맡았지만 패소했던 사건에서 당시 법원이 판단한 논리를 반대로 차용했다. 이런 노하우로 가온은 법원의 최초 판례를 선도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한국과 해외 양국에서 거주자로 분류되는 해외금융계좌 신고 의무자에 대해 조세조약상 이중거주자 판정기준이 준용될 수 있다는 법원의 최초 판단을 이끌었다.

또 중국은행 서울지점이 중국에서 발생한 소득에 대해 중국에 납부한 세액을 외국납부세액으로 공제받을 수 있는지에 대해 국세청을 대리해 1심 패소 판결을 뒤집고 법인세 부과의 적법성을 확정받기도 했다.

가온은 조세 분야 강점 강화에 그치지 않고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2022년 패밀리오피스 센터를 개설한 이래, 고액 자산가의 경영권, 상속, 증여, 신탁, 후견, 가사분야를 선도하고 있다. 2023년 서울중앙지검 범죄수익환수부 부장검사와 금융정보분석원 전략분석팀장을 역임한 권기대(49·30기) 대표변호사를 영입해 형사팀을 출범했다. 조세 문제에서 따라오는 형사 사건까지 폭넓게 다루겠단 의도다. 아울러 CJ ENM(035760) 1호 사내변호사 출신 이소림(51·36기) 파트너변호사가 2022년 합류하면서 엔터테인먼트·스포츠 분야와 기업 자문에도 전문성을 확장하고 있다.

가온은 지난해 역대 최고 매출을 경신한데 이어 지난해 호주 연락사무소를 신설했고 올해는 일본에도 팀을 꾸렸다. 강 변호사는 개인 고액자산가의 경우 “국내외 정치적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태에서 글로벌 포트폴리오를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많아지고 있는 것 같다”고 전망하며 글로벌 확장에도 힘쓰고 있다. 특히 앞으로 글로벌 조세 분야 이슈에 대해 “‘트럼프 정부 2기’ 관세와 내국세 정책변화를 유심히 살필 수밖에 없다”며 “정부는 미국과 협상을 잘해야 하고 기업들은 잘 편승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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