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반도체 무역적자 해소를 위해 관세 부과를 검토하고 있지만, 미국 내 자체 생산기반이 부족한 상황에서 관세 부과는 한국을 비롯한 주요 수출국의 상대적인 반도체 경쟁력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나이스신용평가 김웅 연구원은 24일 보고서를 통해 "반도체의 미국 내 자체 생산기반이 부족한 상황에서 반도체에 대한 관세 부과는 한국을 비롯해 이들 국가의 상대적인 반도체 수출 경쟁력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중국에 이어 세계 최대 반도체 수입국으로, 2024년 기준 미국의 반도체 국가별 수입 비중은 대만 35%, 말레이시아 15%, 한국 13%, 베트남 8%, 중국 7%로 집계됐다.
특히, 인공지능(AI) 산업의 성장으로 AI용 그래픽카드 및 고용량 SSD(Solid State Drive) 수입이 증가하면서 미국의 반도체 무역적자가 더욱 확대되는 상황이다.
김 연구원은 "미국의 반도체 무역적자의 70% 이상이 대만, 한국, 말레이시아, 베트남에서 발생하고 있어, 이들 4개국이 관세 부과의 주요 검토 대상국이 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미국이 자체적으로 반도체를 생산할 기반이 부족한 만큼, 관세 부과가 한국 반도체 산업의 수출 경쟁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삼성전자 및 SK하이닉스가 미국으로 수출하는 반도체는 주로 서버 및 관련 부품 제조에 투입되거나 데이터센터 내 기존 서버 업그레이드에 사용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들 반도체 제품이 미국에서 거의 생산되지 않는 점을 감안하면, 관세 부과에 따른 국내 반도체 기업의 미국 내 생산 역량 강화 필요성은 낮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미국 내 반도체 생산기반 확충이 국내 기업들의 미국 투자 유인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글로벌 D램 시장 점유율 3위인 마이크론(Micron)은 2026년 이후 양산을 목표로 미국 아이다호주에 D램 팹(Fab)을 건설 중이며, 뉴욕주에서도 2028년 가동을 목표로 총 2기의 메모리 팹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김 연구원은 "트럼프 정부의 요구 조건을 충족해 반도체 보조금 및 세액공제를 받을 경우, 마이크론은 생산비 부담 완화 및 관세 보호를 통해 수입품 대비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며 "미국 반도체 산업의 변화가 국내 기업들의 전략에 미칠 영향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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