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한마디만 더 해도 되는 거죠?"
2024-2025시즌 여자프로농구 최고 명장으로 인정받은 위성우 아산 우리은행 감독은 24일 열린 정규리그 시상식에서 지도상을 받은 후 잠깐 '다른 이야기'를 꺼내겠다며 양해를 구했다.
우리은행의 15번째 정규리그 우승을 이끈 공을 인정받아 지도상을 받은 위 감독은 단상에 올라 "이건 상과 상관없는 이야기인데, 예전만 해도 좋은 성적으로 여자농구를 알렸다"며 "지금 침체해서 국제대회에서 많이 약해졌고, 힘을 못 쓴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지도자들도 열심히 한다고는 하지만 한계를 많이 느낀다. 선수들이 여태 걸어온 선배님들이 이뤄낸 길을 보면서 조금 더 열심히 노력해주면 머지않아 한국 여자농구가 아시아를 넘어 세계에 우뚝 설 날이 올 것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여자농구의 국제 무대 최고 성적은 올림픽 은메달(1984년)이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는 등 2010년대 중반까지는 아시아의 맹주다운 위상을 유지했다.
하지만 2020년대 들어 국제 경쟁력이 크게 떨어졌다.
한국 여자농구 대표팀은 2023년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을 5위로 마쳤다. 우리나라가 이 대회 4강에 들지 못한 것은 1965년 대회 창설 이후 처음이었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일본과 준결승전에서 58-81로 대패해 결승에도 오르지 못했다.
위 감독은 공식 석상에서 한국 여자농구의 경쟁력을 염려하는 발언을 자주 꺼내왔다.
2023-2024시즌 여자프로농구 개막 미디어데이에서는 "우리 고등학교 여자농구팀이 19개밖에 없다고 알고 있다. 일본은 3천개가 넘는 학교에서 선수를 뽑는다"며 "나도 지도자로서 경쟁력 있는 선수를 만들기 위해 고민이 많지만, 환경에 부딪히는 부분도 많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위 감독은 이날 지도상을 수상하면서 받은 상금 300만원을 제자 이명관(우리은행)에게 전부 넘기겠다고 공개적으로 약속했다.
이명관은 올 시즌 강력한 기량발전상 후보로 언급됐다. 하지만 키아나 스미스(삼성생명)에게 두 표 차이로 밀려 수상하지 못했다.
아쉬워하는 이명관의 모습을 본 위 감독은 "이명관 선수가 (상을) 못 받아서 안타깝지만 내가 줄 수 있는 상은 없다. 내 상금을 이명관 선수에게 주도록 하겠다"고 말해 좌중의 박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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