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머니=박석준 기자] 현대건설 임원진이 최근 자사주 매입을 단행했는데, 이후 대규모 개발사업 수주 공시가 나오면서 내부정보를 이용한 선제적 주식 매입이라는 의혹이 일고 있다.
◆ 약 보름간 이어진 임원들의 자사주 매입 '러시'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현대건설 이사진 등 임원 16명은 지난 2월 3일부터 2월 18일까지 회사 주식을 매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작은 2월 3일 김도형 현대건설 전무가 매입단가 3만 650원으로 1,000주를 장내 매수한 것이었다. 이어 이한우 부사장은 2월 4일과 5일 2,000주를 사들였고, 강용희 전무(2월 5일, 1,000주), 이용정 상무(2월 6일, 510주), 임재용 상무(2월 7일, 300주), 채진석 상무(2월 7일, 399주), 이동훈 상무(2월 10일, 500주), 민기홍 전무(2월 11일, 900주), 최재원 상무(2월 11일, 500주)까지 임원 9명이 주식을 사들였다.
이후 2월 12월부터 14일까지 류성안 전무(1,100주), 윤정일 전무(1,116주), 심보현 상무(500주), 신국현 상무(500주), 김기홍 상무(900주) 등의 추가 매수가 이어졌고 2월 17일 최영 전무 510주, 18일 이정한 상무가 500주를 장내 매수했다.
◆ 내부정보 이용한 매입이었나 의혹 나와
문제는 이런 줄매수 다음에 대규모 수주 공시가 이어졌다는 점이다. 업계에서는 내부 정보를 이용한 투자가 아니겠냐는 지적이 나온다.
현대선설은 '서울역 밀레니엄 힐튼호텔 부지 개발사업'을 수주했다고 2월 13일밝혔다. 사업비만 약 1조 1,878억 원에 달하는 대형 프로젝트로 서울 중구 남대문로5가에 위치한 기존 힐튼호텔 건물을 철거해 지하 10층~지상 39층 규모 복합시설을 신축하는 것이 골자다.
이어 18일에는 보도자료를 통해 사우디 전력청(SEC)가 발주한 '태양광 발전 연계 380㎸ 송전선로 건설 프로젝트' 두 건을 수주했다고 밝혔다. 사우디 메디나와 젯다 지역에 각가 송전선로를 건설하는 것으로 총 공사 금액은 약 3억 8,900만 달러, 한화로 약 5,595억 원(2월 23일 기준) 규모다.
18일에는 1조 6,266억 원 규모의 '가양동 CJ부지 업무복합시설 신축공사' 수주 공시도 올라왔다. 공교롭게도 자사주 매입과 동시에 3조 3,269억 원 수주가 전해진 것이다.
◆ 3조 이상 수주 성과에도 의혹으로 인해 아쉬움 남겨
건설사 주가에 수주 소식이 크게 영향을 미치는 업계 특성을 감안하면, 임원들의 자사주 매입은 상당한 시세 차익을 보았을 것으로 예상된다.
약 보름간 현대건설 임원들이 매입한 자사주는 총 1만 2,235만 주로 금액으로는 약 3억 9,623만 원이다. 2월 3일 현대건설 주가는 3만 800원이었고 2월 18일 종가는 3만 7,000원이었다. 비율로는 약 20% 이상 오른 셈이다. 충분히 내부 정보에 대한 의심이 나올만 한 대목이라는 게 한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현대선설 측은 내부 정보를 통한 투자가 아니라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매체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지난해 주가 흐름만 봐도 대규모 수주에도 주가는 오르지 않았다"라며 "현재 주가 상승의 경우 트럼프, 우크라이나 재건 등의 이슈로 관련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는 것 뿐"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굴지 건설사가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대형 공사를 따내면서 칭찬을 받아 마땅한 성과를 거뒀음에도 업계에서 나오는 의혹으로 인해 아쉬움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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