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황수민 기자] 고물가와 고금리 속 소비자들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최우선으로 고려하면서 창고형 할인점과 오프 프라이스 매장(Off-Price Retailing Store·OPR)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에 유통업체들은 점포 수를 늘리며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의 창고형 할인점인 트레이더스는 지난해 매출액 3조5495억원과 영업이익 924억원을 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5.2%, 59% 늘어난 수치다.
지난 14일 새롭게 문을 연 트레이더스 마곡점은 개점 후 이틀간 일 매출액이 각각 20억원을 넘어서며 일 최대 매출을 연이어 경신했다. 첫날 계산기에 기록된 고객은 1만3000명으로 주로 2~3명의 가족 단위 고객이 방문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방문객 수는 2만5000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고물가 여파에 대용량 가성비 상품을 찾는 고객 수요가 높았다는 게 회사 측 분석이다. 이마트는 올해 하반기에 인천에 트레이더스 구월점을 추가로 개점할 예정이다. 지난 2019년 이후 신규 점포만 9개에 달할 정도로 지속적인 출점을 이어가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코스트코코리아의 2024 회계연도(2023년 9월∼2024년 8월) 기준 매출액은 전년 대비 7.6% 늘어난 6조5300억원, 영업이익은 15.8% 증가한 2185억원으로 집계됐다. 코스트코는 지난해 8월 인천 서구 청라점을 새롭게 열었고 올해 상반기에는 경기 평택시에 20번째 점포를 열 예정이다.
브랜드 의류를 최대 90% 할인 판매하는 오프 프라이스 매장도 주목받고 있다. 오프 프라이스 매장은 유명 브랜드의 재고나 이월상품을 대량으로 직매입해 유통한다.
신세계 팩토리스토어, 현대 오프웍스(OFFWORKS), 이랜드리테일 엔씨픽스(NC PIKS) 등이 오프 프라이스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랜드리테일은 2013년 당산점을 시작으로 뉴코아아울렛 천호점과 NC 강서·송파점 등에 매장을 냈다.
신세계는 2017년 스타필드 고양에 첫 팩토리스토어 매장을 연 이후 현재 18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신세계는 백화점 직매입 재고를 처리하기 위해 오프 프라이스 매장을 시작했지만 저렴한 가격에 고객이 몰리며 매출이 늘자 정식 유통 플랫폼으로 규모를 키웠다.
현대백화점 오프웍스는 지난 2019년 9월 동대문점을 시작으로 파이브가든, 송도점, 스페이스원, 대전점 등을 차례로 열었고 현재 5개 매장을 운영한다.
오프 프라이스 매장의 최대 강점은 가성비다. 명품 브랜드는 물론 젊은 층 사이에서 인기 있는 컨템포러리 브랜드의 상품을 최초 판매가 대비 최대 9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다. 기존 아웃렛 할인율을 뛰어넘는다.
각 업체는 해외 직접 상품을 소싱(조달)해 유통 단계를 줄여 가격 경쟁력을 높였다. 현지 브랜드 보유 업체와 직거래를 통해 재고나 이월 상품을 대량 매입하고 중간 유통 마진을 없애 할인 폭을 극대화했다. 창고형 할인점과 마찬가지로 물품을 팔레트 단위로 진열해 판매하는 방식으로 매장 운영 비용도 절감했다.
신세계 팩토리스토어는 지난해 거래액 1000억원을 돌파했다. 2017년 출범 당시 75억원에서 7년 만에 13배 성장한 것으로 이 기간 연평균 성장률(CAGR)은 38%에 달한다.
현대백화점 오프웍스도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30% 이상 증가하며 현대백화점그룹 내 주요 유통 채널 중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해 10월 새롭게 단장한 엔씨픽스 천호점은 같은 해 4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배로 뛰었다.
신세계는 올해 국내 팩토리스토어 4개 점을 추가로 열 예정이다. 연 거래액은 1200억원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올해 상반기 라오스 수도 비엔티안에 첫 해외 매장을 오픈하며 해외 시장 공략에도 나선다. 엔씨픽스도 천호점에 이어 송파점을 재단장하는 한편 신규 매장 개설도 검토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창고형 할인점이나 오프 프라이스 매장은 온라인보다 저렴한 가격에 상품을 직접 눈으로 보고 구매하는 쇼핑의 즐거움까지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고객이 매력을 느끼는 것 같다”면서 “특히 오프 프라이스 매장은 단순히 물건을 싸게 사는 것을 넘어 예상치 못한 브랜드의 상품을 발견하는 재미까지 더해지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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