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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필두로 ‘중도보수’론을 내세우며 중도층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에 보수 진영 대권 주자들이 중도층 확장성을 강조하고 나섰지만, 당 차원의 효과적인 메시지가 부족하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에 따르면 헌법재판소는 25일 윤 대통령 탄핵심판의 11차 변론을 진행할 예정이다. 과거 사례를 고려하면 변론 종결 후 약 2주 뒤 최종 선고가 내려질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3월 중순쯤 탄핵 결정이 내려질 것으로 전망된다. 헌법에 따르면 대통령이 탄핵으로 파면되면 60일 이내에 후임 대통령을 선출해야 한다. 5월 조기 대선 가능성이 열려 있는 셈이다.
◇여조서 ‘중도층 외면’ 현상…잠룡들 ‘중도확장성’ 강조 나서
이에 맞춰 여야 모두 조기 대선을 대비한 여론전에 나서고 있으나, 최근 중도층의 보수 진영 이탈이 심화되면서 국민의힘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한국갤럽이 18~20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95% 신뢰 수준, 표본오차 ±3.1%p)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34%로, 더불어민주당(40%)보다 오차범위 밖에서 뒤처졌다. 직전 조사 대비 국민의힘 지지율은 5%p 하락한 반면, 민주당은 2%p 상승했다.
특히 중도층의 국민의힘 지지율이 급감한 점이 눈에 띈다. 이번 조사에서 중도층의 국민의힘 지지율은 22%로 직전 조사보다 10%p 하락했다. 전국지표조사(NBS)에서도 2월 1주차에 33%였던 중도층의 국민의힘 지지율이 2·3주차 조사에서 각각 24%, 23%로 줄어드는 등 중도층 이탈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에 보수 진영 대권 주자들은 중도층 확장성을 내세우며 적극적인 행보에 나서고 있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 19일 중도층 확장 전략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 “나는 미싱 바느질부터 시작한 사람”이라며 강하게 반박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도 23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 통합’이 시대정신”이라며, “당이 중도층에 소구력 있는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측도 최근 출간된 저서 한동훈의 선택-국민이 먼저입니다가 중도층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며 중도층 확장의 신호로 해석했다. 친한(친한동훈)계인 김종혁 전 최고위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두 달간 칩거했던 한 전 대표의 책이 큰 관심을 받는 걸 보면, 중도보수와 합리주의가 승리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이재명 ‘중도보수’론에…정치권 ‘보수 잠식’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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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가 ‘민주당은 중도보수 정당’이라고 주장한 것도 외연 확장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그는 기존의 실용주의 기조인 ‘잘사니즘’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중도보수’를 앞세우며 중도·보수층까지 민주당 지지층으로 흡수하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 대표는 SNS에서 “국민의힘이 극우 본색을 드러내며 형식적 보수 역할조차 포기했다”며, “민주당이 중도보수의 역할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며 중도보수론을 재확인했다.
이에 국민의힘의 반발은 거세지고 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같은 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중도의 의미는 포용”이라며 “이 대표는 포용과 통합이 아니라 우리 당을 극우로 모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우리 당은 중도층에 늘 호소를 하고 있다”며 “제가 원내대표로 취임한 후에 수도권·청년·중도 중심이라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다르게 일각에서는 당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안철수 의원은 같은 날 회견 후 기자들에 “당이 중도층에 대해 지지를 호소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중도층 이탈은)어떻게 보면 당연한 결과”라며 “(이 대표가)중도 보수 층에서 원하는 방향으로까지 정책 방향을 잡을 수 있다고 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그 쪽(보수)을 잠식할 수 있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 국민의힘 중진 의원도 “(이 대표가)중도보수를 외치는데, 우리 당은 뭐하고 있나”라며 당의 전략 부재를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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