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까지 돌고 돌아 원점…울산시의장 자리싸움 또 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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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까지 돌고 돌아 원점…울산시의장 자리싸움 또 반복

연합뉴스 2025-02-23 08:33: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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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장 선출 결과 취소' 판결 놓고 안수일·이성룡 아전인수식 해석

안 "결과 바로잡으면 내가 의장"…이 "판결 취지는 재선거 실시"

울산시의회 의장 선거서 문제가 된 이중 기표 용지 울산시의회 의장 선거서 문제가 된 이중 기표 용지

[울산지법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울산=연합뉴스) 허광무 기자 = 의장 선거 과정에서 불거진 무효표 논란과 의원 간 내홍으로 약 8개월 동안 의장을 선출하지 못한 울산시의회가 해법을 찾기는커녕 또다시 진흙탕 싸움을 고스란히 재현하고 있다.

급기야 소송전으로 비화한 이번 문제는 법원 판단에 따라 탈출구를 찾을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내려진 판결에서 법원은 다소 모호한 결론을 내놨고, 갈등의 당사자들은 아전인수식으로 판결을 해석하며 다시 한번 대립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그 과정이 지난하고 복잡한데, 그 발단은 지난해 6월 25일 열린 의장 선거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본회의에서는 국민의힘 소속 이성룡, 안수일 의원이 출마한 가운데 선거가 치러졌다.

1·2차에 걸친 두 차례 투표에서 재적의원 22명이 정확히 11대 11로 나뉘어 두 후보를 지지했다.

이어진 3차 결선 투표에서도 여전히 11대 11이 나왔는데, 시의회 회의 규칙에 따라 3선의 이 의원이 재선인 안 의원보다 선수(選數)에서 앞서 의장으로 선출됐다.

그런데 검표 과정에서 이 의원을 뽑은 투표지 중 기표란에 기표가 두 번 된 '이중 기표'가 발견되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울산시의회 의장 등 선거 규정'에는 '2개 이상 기표가 된 것을 무효로 간주한다'는 조항이 있었지만, 선거 절차를 관장하는 의회사무처조차 이 규정의 존재를 모른 채 선거가 마무리된 것이다.

안 의원은 이를 근거로 의장 선출 결의가 무효임을 확인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고, 본안 판결 때까지 의장 선출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가처분도 함께 신청했다.

법원이 가처분을 인용 결정해 이 의원은 취임한 지 열흘도 안 돼 의장직에서 물러났고, 안 의원은 "시민에게 큰 불편을 안겼다"며 국민의힘을 탈당했다.

이후 양측 모두 '본안 소송 결과를 기다리자'는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갈등은 한동안 잦아들었다.

울산시의회 이성룡·안수일 의원(왼쪽부터) 울산시의회 이성룡·안수일 의원(왼쪽부터)

[울산시의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그런데 지난 20일 판결이 내려지면서 갈등이 재점화했다.

재판부는 이중 기표가 된 투표지를 무효표로 봐야 한다고 판단하면서, 시의회가 스스로 정한 규칙을 위반한 잘못이 있기 때문에 선거 결과를 취소한다고 판결했다. 다만 위법의 정도가 선거 자체를 무효라고 할 정도는 아닌 것으로 봤다.

가장 관심을 모았던 '그렇다면 누가 의장인가'에 대한 청구는 재판부가 다룰 대상이 아니라면서 각하했다.

선출 결과를 취소하면서도 선거 자체를 무효로 판단하지 않는다는 애매한 결정을 두고, 당사자인 안 의원과 이 의원은 정반대 해석을 내놓으며 맞붙었다.

안 의원은 23일 "재판부가 선거 결과를 취소했고, 행정적 착오에 따라 무효표가 유효표로 둔갑했다는 점을 인정했다"면서 "이 판결을 적용하면 당시 투표 결과는 11대 10으로 승부가 갈리기 때문에, 그 결과를 그대로 인용해 의장을 결정하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즉 자신이 의장으로 선출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반면에 이 의원은 판결의 취지가 '재선거하라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그는 "재판부는 선거에 하자가 있다고 판단했는데, 이는 결국 선거를 다시 하라는 의미가 아니겠냐"면서 "지방자치법상 법원 판결을 토대로 선거 결과를 뒤집을 수는 없기 때문에, 의원들이 본회의에서 의장을 다시 뽑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법원에서 다시 공을 넘겨받은 울산시의회는 이제 어떠한 묘수를 동원해서라도 의장 선출 논란에 마침표를 찍어야 하는 상황이다.

일단 김종섭 시의회 의장 직무대리는 "전문가들의 법률 자문을 거쳐 방법을 찾겠다"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다만 당사자인 두 의원이 워낙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어, 어떤 결론이 나오더라도 한쪽이 반발하면서 혼란이 이어질 여지도 충분한 실정이다.

한 공무원은 "시의회가 자리싸움에서 비롯된 의회 파행의 피해를 결국 시민에게 모두 전가하고 있는 셈"이라면서 "조금이나마 시민 대의기관으로서 책임감이 있다면, 이번에는 스스로 자초한 문제를 결자해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hk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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