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에는 '극우정당' 비난전 강화…비명계 잠룡들과도 잇따라 회동
(서울=연합뉴스) 설승은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선고가 가까워지면서 대선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다.
당내 통합 행보와 경제·외교·안보 정책에서 '우클릭' 행보를 통해 전통적 지지층인 '집토끼'와 중도·보수층인 '산토끼'를 동시에 잡으려는 모습이다.
이 대표는 '잘사니즘'으로 명명한 실용주의를 앞세운 데서 나아가, 최근에는 자신과 민주당을 '중도·보수 정도의 포지션'으로 규정하며 외연 확장 드라이브를 걸었다.
당 관계자는 23일 통화에서 "당 안팎에서 운동장을 넓게 써야 한다"며 "국민의힘이 극우화된 이상 실용주의 원칙 속에 중도·보수를 아우르되, 기존의 진보 가치도 지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민주당의 전통적 정책 기조에서 벗어나 분배보다 성장을 강조하고, 상속세 공제 현실화와 근로소득세 개편, 대기업 세액공제 확대 등 감세 이슈를 던지고 있다.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통상 이슈 대응을 강조하는 등 외교·안보 이슈도 꾸준히 거론하고 있다.
이 대표 주변에선 중도·보수 인사들과 손잡는 '대연정' 구상과 '핵 잠재력 확보' 주장도 나오기 시작했다.
한편으로는 전통적 지지층이 이탈하지 않도록 단속하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최근 반도체특별법의 쟁점인 '주 52시간 예외 적용'에 찬성할 수 있을 듯한 입장을 취했다가 노동계 반대가 거세자 기존 입장을 유지한 채 양대 노총을 찾은 것이 대표적 사례다.
조기대선이 치러질 경우 당내에서 가장 유력한 주자인 이 대표는 당의 계파 갈등을 잠재워야 하는 숙제도 안고 있다. 이를 위해 '통합과 포용'을 내세워 비명(비이재명)계 끌어안기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박빙의 승부가 예상되는 조기대선에서 '내부 분열은 필패'라는 위기의식의 발로로 해석된다. 지난 대선에서의 '0.73%포인트' 차 석패의 원인 중 하나로 계파 간 화학적 결합 실패가 꼽혔던 데 따른 것이다.
지난 13일 '친문(친문재인)계 적자' 김경수 전 경남지사를 만났고 김부겸 전 국무총리(24일),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27일), 김동연 경기지사(28일)와도 회동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지난 21일 지난 총선에서 낙천한 박용진 전 의원을 만나 "공천 과정에서 고통을 받은 것에 대해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총선 당시 '비명횡사' 논란에 "위대한 국민과 당원의 뜻"이라는 입장을 견지했던 것과는 온도 변화가 있는 대목이다.
다만, 이 대표의 행보는 '당 정체성' 논란과 맞닥뜨렸다. 비명계는 "당의 뿌리인 정체성을 훼손한다"며 반발했다. 친명(친이재명)계는 김대중·문재인 전 대통령도 당에 대해 '중도 우파', '보수정당'이라고 했다며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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