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수백만 명의 무슬림이 라마단 기간 동안 30일간 일출부터 일몰까지 단식을 한다.
최근 몇 년 동안 라마단은 북반구에서 여름철에 진행됐지만 올해는 3월 11일 또는 12일의 신월과 함께 봄에 시작된다.
이에 따라 국가별로 단식 시간이 달라지며 하루 12시간에서 최대 17시간 동안 단식하게 된다.
그렇다면 단식이 건강에 좋은 영향을 미칠까? 30일간 단식을 하면 우리 몸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살펴보자.
가장 힘든 시기: 첫 며칠
기술적으로 보면 단식 상태는 마지막 식사 후 약 8시간이 지나야 시작된다.
이 시점에서 장은 음식에서 영양소를 모두 흡수한 상태가 된다.
이후 몸은 간과 근육에 저장된 포도당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한다.
포도당 저장량이 소진되면 신체는 지방을 태워 에너지를 공급하기 시작한다.
지방을 연소하면 체중 감량에 도움이 되고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며 당뇨병 위험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혈당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피로감과 무기력함이 나타날 수 있다.
두통과 어지러움, 메스꺼움, 입 냄새와 같은 증상이 동반되며 이 시기에 가장 강한 배고픔을 느끼게 된다.
탈수 주의: 단식 3~7일 차
몸이 점차 단식에 적응하면서 지방이 분해되어 혈당으로 전환된다.
하지만 단식 중 섭취하는 수분이 줄어들어 땀을 많이 흘리면 탈수 위험이 커질 수 있다.
이를 방지하려면 단식이 끝난 후 충분한 수분을 보충해야 한다.
식사는 탄수화물과 지방 등 적절한 '에너지원'을 포함해야 하며 단백질, 미네랄, 물 등 균형 잡힌 영양 섭취가 중요하다.
적응 단계: 단식 8~15일 차
단식 2주 차에 접어들면 몸이 완전히 적응하면서 기분이 안정되고 컨디션이 향상된다.
케임브리지 애든브룩 병원의 마루프 박사는 단식의 또 다른 장점에 대해 설명한다.
"우리는 평소 필요 이상으로 많은 칼로리를 섭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 보면 몸이 스스로를 치유하는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할 수 있어요."
"단식을 하면 이러한 균형이 조정돼 신체가 다른 중요한 기능에 더 집중할 수 있죠. 단식이 몸의 회복을 돕고 감염을 예방하거나 싸우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말입니다."
몸속 해독: 단식 16~30일 차
라마단 후반부에 들어서면 몸은 완전히 단식에 적응하게 된다.
이 시기에는 대장과 간, 신장, 피부가 해독 과정에 들어간다.
마루프 박사는 "건강한 사람이라면 이 시점에서 장기 기능이 최상의 상태로 회복된다. 기억력과 집중력이 좋아지고 에너지가 증가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신체가 단백질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기 시작하면 '기아 상태'에 돌입하게 돼요. 이는 지속적인 단식을 할 때 발생하는 현상으로, 근육을 에너지원으로 전환하는 단계입니다."
"하지만 라마단 단식은 일출부터 일몰까지만 진행되기 때문에 매일 에너지를 보충할 충분한 기회가 있죠. 이를 통해 근육 손실을 최소화하면서도 체중 감량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단식은 건강에 좋을가?
마루프 박사는 단식이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하면서도,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고 강조한다.
"단식은 우리가 무엇을 언제 먹는지 더 신경 쓰게 만들기 때문에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 달 정도의 단식은 괜찮아도 장기간 지속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아요."
"장기간의 단식은 체지방 대신 근육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게 만들고, 이는 건강에 해로운 기아 상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는 라마단 외 기간에는 일주일에 이틀 정도 간헐적 단식을 하는 5:2 다이어트가 더 건강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제안한다.
"라마단 단식을 올바르게 하면 매일 충분한 에너지를 보충할 수 있어 근육 손실 없이도 체중 감량이 가능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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