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인회 "대구시가 매입해달라" 제안…"유동인구 줄어 주변상권 침체"
백화점 측 "입찰 참여 1∼2곳과 협상 진행 중"
(대구=연합뉴스) 박세진 기자 = 대구 동성로에 있는 대구백화점이 폐점 후 매각되지 않으면서 4년째 방치되고 있다.
1969년 개점한 대구백화점은 대구의 경제, 문화, 소비패턴의 변화상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향토 백화점이다. 동성로를 찾는 대구 시민들의 '만남의 광장' 역할도 했다.
동성로 상인들은 상권 활성화를 위해 대구시가 대구백화점 본점 매입 등 활용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등의 주장을 내놓고 있다.
지난 21일 오전 대구 중구 동성로.
중심가 한 가운데 11층 높이 대형 건물인 대구백화점 본점이 눈에 들어왔다.
유리 출입문은 가려져 내부를 볼 수 없었고 철제로 된 차단막이 내려와 접근이 제한됐다.
대구백화점 본점은 2021년 7월 경영난 등을 이유로 폐점됐다.
주변 상인들은 불만과 아쉬움을 털어놨다.
음식점을 운영 중인 A씨는 "큰 규모의 건물이 문을 닫고 있으니 유동 인구가 줄고 상권이 침체했다"며 "빨리 대책이 마련되길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백화점 측은 2022년 ㈜제이에이치비홀딩스 측과 2천125억원 규모의 본점 매각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그러나 중도금과 잔금 미납 사태가 벌어지며 계약이 무산됐다.
지난해 8월에는 공개 매각 공고를 냈으나 계약은 체결되지 않았다.
현재 입찰에 참여한 1∼2곳과 매각 금액 등을 놓고 협상이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대구백화점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 악화 등의 영향으로 매각 절차가 길어지고 있다"며 "매각 방침에 변동은 없다"고 밝혔다.
이준호 동성로 상점가 상인회장은 "대구백화점 본점이 폐점하고 나니 빈자리가 너무 크다"며 "부동산 경기를 보면 매수자가 금방 나타나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인들의 의견을 모아서 대구시가 본점을 매입해서 문화예술이 가득한 공간으로 조성해달라고 제안했고 아직 답을 받지는 않았다"며 "비용 부담이 크겠지만 향후 10년, 20년 후 대구시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나서주길 바란다는 취지"라고 했다.
대구시와 중구는 대구백화점 본점이 사유재산에 속하는 만큼 직접 관여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동성로 부흥을 위한 대구시 '동성로 르네상스' 사업과 중구 '동성로 관광특구' 사업에도 지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중구 한 관계자는 "매각 시기도 유동적이고 매각되더라도 철거나 리모델링 공사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비용을 투입해 이 일대에 관광 시설을 조성하는 데 부담이 있을 수밖에 없다"라며 "매각 절차가 빨리 마무리되길 기다리고 있다"라고 전했다.
psjps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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