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홍콩 최대 야당이었던 홍콩민주당 지도부가 해산 절차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로 킨헤이 당대표는 이른 시일 내에 31년 역사의 민주당 해산 결의를 위한 당원들의 투표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홍콩민주당은 2019년 시위 이후 중국 당국이 홍콩 내 반정부 시위를 탄압하면서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하던 상황이었다.
이러한 탄압에 대해 중국과 홍콩 측은 국가 안보를 위해 필요한 조치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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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압의 일환으로 중국 당국은 과거 영국 식민지였던 홍콩의 선거 시스템을 재편했다.
2021년 홍콩에서는 이른바 '애국자 법'이 통과되어 중국 공산당 정권에 충성한다고 여겨지는 인물만이 홍콩 공직선거에 출마할 수 있게 되었다. 이로 인해 민주당에서는 사실상 후보를 내고 선거에 참여하기 힘들어졌다.
로 대표는 18일 당 회의 후 심야 기자회견에서 당 지도부는 "현재의 정치 상황"을 고려해 내린 결정이라고 밝혔다.
"홍콩의 민주주의로 가는 길은 항상 어려웠다. 특히 지난 몇 년 동안은 더욱 그랬다"는 설명이다.
다만 정치적 압력에 의한 결정이냐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민주당은 해산 절차를 위한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하기로 결정했다. 예정된 총회에 참석한 인원 중 75%가 찬성해야 해산 결의가 통과될 수 있다. 총회 날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한편 19일 홍콩 입법회의 레지나 입(입 라우숙이) 고문은 민주당은 반중 의제를 추구하며 "입법회 안팎에서 끊임없이 문제를 일으킨다"고 비난했다.
홍콩 내각 집행위원회의 공동 의장이기도 한 입 고문은 "그렇기에 민주당이 최근 몇 년간 …지지자를 잃고 막다른 골목에 부딪힌 점에 대해 전혀 놀랍지 않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지난 2010년에 홍콩 주재 중국 공산당 대표부인 연락판공실과 이례적으로 직접 협상을 통해 보다 자유로운 선거 계획을 논의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젊은 당원들은 이러한 협상을 배신으로 간주했고, 결국 당은 내부적으로 분열하며 지지 세력을 잃었다.
이후 다시 세력을 회복한 민주당은 폭력적인 반정부 시위 도중 치러진 2019년 구의회 선거에서 최다 의석을 확보하며 가장 강력한 야당으로 발돋움했다.
헬레나 웡, 람 척팅, 우 치와이, 알버트 호 등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논란을 불러일으킨 국가 보안법에 따라 투옥된 홍콩 민주화 운동가 47인 중 일부다.
또 다른 당원이자,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홍콩 정부로부터 수배령이 내려진 테드 후이 전 의원은 현재 호주에서 망명 생활을 하고 있다. 이번 주 초 홍콩 법원은 그의 가족과 로펌이 보유한 홍콩 내 자산을 압수한다고 명령했다.
지난해 12월 홍콩 당국은 민주당 창당의 핵심 인물인 마틴 리의 명예치안판사(JP) 칭호를 박탈했다. 경험 많은 법조인인 리가 무단으로 집회를 조직했다는 혐의로 법정에 선 뒤 항소심에서 패한 뒤 나온 결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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