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대한적십자사가 헌혈자에게 기념품으로 제공하는 영화관람권의 구매 가격을 후려쳐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21일 조달청 나라장터에 따르면 적십자사는 올해 초 약 65만장의 영화관람권 판매처를 찾는 입찰 공고를 냈다. 배정된 예산은 약 32억원. 단순 계산하면 1장에 약 5000원 꼴이다.
해당 공고에는 롯데시네마를 운영하는 롯데컬처웍스가 단독 입찰했다. 롯데컬처웍스는 1장당 3924원에 영화관람권 판매를 결정했다.
그런데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던 CJ CGV 측에서 볼멘소리가 나왔다.
CJ CGV 관계자는 <뉴스락>뉴스락>과의 통화에서 "적십자사의 영화관람권 구매 가격은 터무니없다"며 "출혈경쟁이라 생각해 참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메가박스 측은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롯데컬처웍스 측은 낙찰가에 상관없이 헌혈 증대와 함께 소비자에게 다양한 서비스와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입찰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CJ CGV 측이 불만을 제기한 이유에는 적십자사의 영화관람권 구매 가격이 해를 거듭할수록 낮아지고 있다는 점에 있다.
영화업계는 코로나19를 지나면서 극심한 타격을 입었는데, 더 싼 가격에 관람권을 구매하겠다는 적십자사의 공고가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적십자사는 2019년 상반기 영화관람권을 1장당 5700원에 사들였다. 이후 ▲2020년 상반기 4970원 ▲2020년 하반기 4599원 ▲ 2021년 하반기 4500원 ▲2022년 하반기 4599원 ▲2023년 상반기 4228원 ▲2023년 하반기 3621원 ▲2024년 4000원 ▲2025년 3924원으로 낙찰됐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대비 올해 1장당 가격은 31% 줄었다. 같은 기간 물가상승률 14.1% 상승을 고려해보면 이해하기 힘든 증감률이다.
특히 적십자사에서 영화관람권 외 헌혈상품들의 입찰 결과들을 살펴보면, 문화상품권·햄버거·편의점 상품권 등의 낙찰가격 변화 추이도 평균적으로 1~5%의 변동폭으로 증감한 것으로 확인된다.
유독 영화관람권에서만 감소율이 심하게 나타난 것.
현재 영화3사는 평일 기준 1만4000원에 영화관람권을 판매하고 있다. ▲2019년 1만원 ▲2020년 1만2000원 ▲2021년 1만3000원 ▲2022년 1만4000원으로 매년 늘었다.
이 탓에 소비자들의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지만, 영화업계는 코로나19와 OTT시장 확대가 겹쳐 관람객 수 회복이 더딘 상황에서 치솟는 물가에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었다고 하소연한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 관람객 수는 2억 2000만명을 돌파했으나, 지난해 1억 3000만명으로 아직 절반 수준밖에 회복하지 못했다.
<뉴스락>뉴스락>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에서 영화 3사의 실적 추이를 확인한 결과, 2020년부터 2023년까지 누적 적자의 합은 1조 1608억에 달한다.
지난 2019년 기준 매출액은 ▲CJ CGV 1조 9422억원 ▲롯데컬처웍스 7771억원 ▲메가박스 3328억원으로, 이듬해에는 3사 모두 절반도 채 안 되는 5834억원, 2657억원, 1045억원에 그친다.
특히 3사 모두 2020년 적자로 돌아서면서 각각 3887억원, 1604억원, 682억원의 손실을 냈다.
CJ CGV는 2023년 흑자전환에 성공해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롯데컬처웍스와 메가박스는 아직까지 적자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모양새다.
2020년~2023년까지 3사의 누적 적자액은 각각 7003억원, 3019억원, 1586억원에 달한다.
<뉴스락>뉴스락>은 헌혈상품중 유독 영화관람권의 낙찰금액만이 눈에 띄게 줄어든 이유를 적십자사에 질의했지만, 명쾌한 답변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국가계약법에 근거해 입찰을 진행하고 있으며 영화관람권의 낙찰가는 입찰에 참여한 업체들이 자유롭게 정하는 것이라는 입장이다.
적십자사 관계자는 <뉴스락>뉴스락>과의 통화에서 "낙찰금액 및 계약금액은 우리 사에서 강제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며, 입찰에 참여한 업체들이 자유로이 제시한 가격을 기준으로 결정된다"며 "영화관람권의 가격은 해당 시장 상황 및 입찰 참여 업체들의 개별적인 사정에 따른 결과로 당사가 이를 사전에 알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헌혈자분들이 기념품으로 영화관람권을 더 선호하고 있어 다른 기념품들보다 많은 수량을 구매하여 지급하고 있다"며 "선호가 증가한다면 더 많은 예산을 배치하여 더 많은 수량을 구입할 것이나 이는 영화관람권 단가와는 상관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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