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1st] ‘아프지 않은’ 판더펜, 그런데 복귀는 왜 안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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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1st] ‘아프지 않은’ 판더펜, 그런데 복귀는 왜 안 하나요?

풋볼리스트 2025-02-21 16:5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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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키 판더펜(토트넘홋스퍼). 게티이미지코리아
미키 판더펜(토트넘홋스퍼).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미키 판더펜은 훈련을 소화할 정도로 몸 상태가 올라왔지만, 향후 부상 재발을 방지하는 스프린트 방법 등을 완전히 습득한 뒤에 천천히 복귀할 예정이다.

이번 시즌 토트넘홋스퍼는 부상 악령에 시달렸다. 특히 센터백은 미드필더가 본업인 아치 그레이가 뛰어야 할 정도로 상황이 심각했다. 주전인 크리스티안 로메로와 판더펜이 비슷한 시기에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고, 이어 벤 데이비스도 다리를 다쳤다. 데이비스가 복귀할 즈음에는 라두 드라구신이 십자인대 파열로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다. 토트넘은 겨울 이적시장에서 랑스 센터백 케빈 단조를 긴급 수혈해야만 했다.

판더펜은 지난 주말 맨체스터유나이티드전 복귀가 유력했다. 하지만 앤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판더펜과 로메로 모두 3월 초로 복귀 시점이 미뤄졌다고 밝혔다. 판더펜과 로메로 모두 훈련을 소화할 만한 몸 상태가 됐음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발표였다.

우선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두 센터백 복귀에 신중을 기울인다는 걸 엿볼 수 있다. 지난해 12월 첼시전 두 선수를 무리해서 선발 출장시켰다가 부상으로 다시 잃은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판더펜은 올해 1월 말 엘프스보리와 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 경기에서 45분을 소화한 이후 다시 경기에 나서지 못해 더욱 심혈을 기울여 관리하고 있다.

앤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홋스퍼 감독. 게티이미지코리아
앤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홋스퍼 감독. 게티이미지코리아

판더펜 본인도 최대한 온전한 몸 상태를 만들길 원한다. 판더펜은 지난 시즌 토트넘 소속으로 총 10경기에 결장했는데, 이번 시즌에는 토트넘에서 12경기 출장에 그쳤다. 예정대로 입스위치타운, 맨체스터시티 경기까지 결장하면 부상으로만 29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셈이다.

토트넘 입장에서는 판더펜을 빨리 복귀시켜 좋을 게 없다. 이미 리그에서는 우승, 강등이 모두 멀어졌고, 유럽대항전 진출도 산술적으로 가능한 수준이다. 무리해서 판더펜을 출전시켰다가 또다시 한두 달 잃는 것보다는 판더펜의 컨디션을 세심하게 관리해 남은 시즌 유로파리그에 출장시켜 우승을 목표로 하는 게 현실적이다.

판더펜도 당장 경기에 출장하는 것보다 지속 가능한 선수 생활에 초점을 맞췄다. 판더펜이 부상 이력이 아예 없는 선수는 아니었지만, 2022-2023시즌 철강왕이었던 선수가 토트넘 입단 후 부쩍 부상 빈도가 늘어난 만큼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길 원할 것이다. 그래서 판더펜은 외부 전문가로부터 몸을 더 안정적으로 다루는 방법을 지도받고 있다. 특히 뒷공간을 빠른 속도로 커버할 일이 많은 포스테코글루 감독 축구에서 스프린트 방법 개선은 필수적이다.

판더펜은 이미 한 차례 달리는 습관을 고친 적이 있다. 판더펜이 유소년 시절 뛰었던 폴렌담에서 일화다. 있던 육상 선수 출신 루벤 용킨드는 판더펜이 달릴 때 다리 근육의 후방 가동 범위가 커서 햄스트링에 부담을 주는 방식으로 스프린트를 한다는 걸 발견했다. 판더펜이 성장기였기 때문에 몸 근육이 발달하는 데 맞춰 달리기 방식을 바꿔야 부상을 줄일 수 있었고, 판더펜은 스프린트 습관을 바꾸는 동시에 설탕을 줄이는 식이요법으로 체중을 10kg 가까이 감량하면서도 속도를 잃지 않는 데 성공했다.

스포츠 과학이 발달하면서 선수들은 이전처럼 플레이 스타일을 바꾸지 않고도 부상을 관리할 수 있게 됐다. 달리는 동작을 바꿈으로써 다치지 않을 확률을 높이는 방법이다. 이전에는 구단에서 부상 위험도가 높은 선수를 영입하거나 기용하기 꺼려했다면 이제는 잠재력이 보이는 선수의 습관을 바꾸는 쪽으로 선회하고 있다.

미키 판더펜(토트넘홋스퍼). 게티이미지코리아
미키 판더펜(토트넘홋스퍼). 게티이미지코리아
페드리(바르셀로나). 게티이미지코아
페드리(바르셀로나). 게티이미지코아

판더펜과 유사한 사례로는 한때 황인범과 페예노르트에서 뛰던 산티아고 히메네스를 꼽을 수 있다. 히메네스는 2022-2023시즌 아르네 슬롯 감독 체제에서 몸통과 골반에 무리가 가지 않는 달리기 방식으로 바꾸면서 이전보다 더 활약할 수 있었다. 공교롭게도 슬롯 감독이 떠난 뒤로 히메네스는 장기 부상을 한 차례 당하긴 했지만, 그래도 경기당 공격포인트 1개에 준하는 활약으로 올겨울 AC밀란 입성에 성공했다.

이번 시즌 철강왕으로 거듭난 페드리도 스포츠 과학의 수혜자다. 페드리는 스페인 최고 유망주로 각광받던 2020-2021시즌 소속팀과 대표팀을 합쳐 72경기를 뛰며 혹사당한 뒤 한동안 부상 악령에 시달렸다. 바르셀로나는 페드리의 햄스트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근육 유전자 분석을 통해 취약점을 알아내고, 매일 근력 운동을 시켜 그곳을 단련시켰다. 페드리는 이러한 관리 속에 매 시즌 최소 19경기를 결장하던 몸에서 벗어났다. 이번 시즌 바르셀로나에서 단 1경기만 결장했고, 그마저도 다리 문제가 아닌 장염으로 인한 이탈이었다.

일반적으로 ‘월드클래스’와 그렇지 않은 선수를 구분하는 기준 중 하나는 꾸준함이다. 아르연 로번과 프랑크 리베리처럼 특수한 사례가 아닌 이상 자주 부상당하는 선수는 월드클래스에 도달하지 못한다고 보는 게 일반적이다. 판더펜은 이번 기회를 통해 신체를 더욱 완벽하게 사용하는 방법을 체득하려 한다. 만약 이 시도가 성공적으로 끝난다면 판더펜이 부상을 줄이고 실력을 발휘함으로써 더욱 높은 경지에 오르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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