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국내 최대 해운사 HMM이 SK해운의 일부 사업부를 인수하기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해운업계의 판도가 크게 변할 전망이다. 이번 인수는 사모펀드 한앤컴퍼니가 보유한 SK해운의 매각 작업이 본격화됨에 따라 이뤄졌으며, 인수 금액은 약 4조 원으로 추정된다. HMM은 실사 작업을 진행하며 내달 중순까지 협상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HMM은 그간 컨테이너 사업에 집중해왔지만, SK해운의 인수를 통해 벌크선 및 에너지 운송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SK해운의 주요 사업은 유조선, LPG선, LNG선 등으로, HMM은 이를 통해 안정적이고 다각화된 수익 구조를 구축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특히, HMM의 컨테이너 사업 비중이 85%에 달하는 현 상황에서, 벌크선과 탱커선 사업의 인수는 HMM의 수익 구조를 다양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HMM은 지난해 3조5128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역대 세 번째 호실적을 달성했다. 현재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약 14조 원에 이르며, SK해운의 인수는 HMM의 사업 구조를 더욱 견고히 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HMM은 2030년까지 23조5000억 원을 투자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으며, 이 중 상당 부분이 SK해운 인수 이후의 사업 확장에 기여할 것이다.
그러나 이번 인수가 단순한 사업 확장을 넘어 HMM의 민영화 작업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HMM의 대주주로서 67.0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오는 4월 전환사채가 보통주로 전환될 경우 이 비율은 71.68%로 증가할 예정이다. 이는 HMM의 경영권 매각에 변수가 될 수 있으며, HMM의 규모가 커질수록 인수 후보자들의 부담이 커져 적절한 인수자를 찾기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도 존재한다.
SK해운의 운영은 글로벌 원자재 물동량과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 벌크선은 철광석, 곡물, 석탄 등을 운송하고, 탱커선은 원유와 화학제품을 운송하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선대는 장기 계약 비중이 높아 경기 변동에 따른 운임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낮다. HMM은 이번 인수를 통해 이러한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확보하게 되며, 이는 글로벌 경제의 변동성에 대응할 수 있는 중요한 발판이 될 것이다.
HMM의 인수 결정은 해운업계의 새로운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HMM은 이번 인수를 통해 종합 해운사로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전망이다. 기존에도 일부 벌크선과 탱커선을 운영하고 있었지만, SK해운의 선대와 운송 네트워크를 확보하게 되면 사업 포트폴리오가 더욱 균형을 갖추게 된다.
특히 장기운송계약과 글로벌 원자재 물류 네트워크는 HMM의 사업 안정성을 높이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바탕으로 HMM은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중장기적으로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전망되며 향후 HMM의 전략과 SK해운 매각 작업이 어떻게 진전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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