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황수민 기자] 유통업계가 50~60대를 핵심 타깃으로 삼고 있다. 경제적 여유와 여가 시간을 갖춘 이른바 ‘액티브 시니어’가 소비 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르면서다.
21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우리나라 전체 주민등록 인구에서 65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은 20%를 넘어섰다. 지난달 기준 65세 이상 인구수는 1031만명이다. 이는 우리나라가 본격적인 초고령사회(전체 인구 중 노인 인구가 20% 이상)에 진입했음을 의미한다.
이와 함께 은퇴 후에도 활발한 사회 활동과 소비를 즐기는 50~60대를 가리키는 액티브 시니어가 새로운 소비 주체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1955년~1963년 사이에 출생한 베이비부머 세대가 노년층에 진입하면서 액티브 시니어라는 개념이 급부상했다.
이들은 오랜 경제 활동과 사회 경험을 바탕으로 경제적 여유를 갖춘데다 자녀 양육이나 직장 생활에서 벗어나 시간적으로도 자유롭다. 인생 후반기를 즐기려는 욕구가 강해 원하는 소비를 하고 새로운 경험을 추구하는 경향을 보인다. 높은 구매력을 기반으로 과감한 소비를 하며 소비 시장의 주체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신세계백화점에서 생활가전 카테고리 매출은 전년 대비 28.6% 가량 늘었는데 이 중 50대 이상 매출이 218.7% 이상 크게 오르며 20~30대 매출 신장률(141.5%)을 뛰어넘었다.
신세계백화점은 경제적 수준이 높고 여가 활동과 쇼핑, 레저 등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액티브 시니어가 스마트 가전을 활용해 가사 부담을 덜고 여유 시간을 확보하려는 소비 트렌드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했다.
롯데홈쇼핑이 지난해 유료회원제 ‘엘클럽’을 개편하는 과정에서 헬스케어 혜택을 추가한 결과 가입자 수가 2배 늘었으며 이 중 60%가 50~60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추세에 맞춰 유통업계는 이들을 겨냥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공식 유튜브 채널 ‘롯튜브’에서 중장년층 대상 콘텐츠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쉽고 간편한 건강 레시피를 소개하는 요리 프로그램 ‘건강식사’를, 12월 50대 모델이 출연하는 라이프스타일 콘텐츠 ‘쇼핑의 참견’을 각각 공개했다.
지난 12일에는 은퇴 후 전원생활을 꿈꾸는 50~60대 시청자 수요를 반영한 리빙 프로그램 ‘우리집 집들이’를 선보였다. 단독주택 마련의 꿈을 실현한 중장년층 일반인의 집을 방문하는 ‘랜선 집들이’ 콘셉트로 집을 소개하면서 인테리어팁, 자주 사용하는 가전제품 등을 공유한다. 영상에 등장한 상품은 링크를 통해 롯데홈쇼핑 모바일 앱에서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현대홈쇼핑은 지난해 조직개편을 통해 50~60대를 겨냥한 ‘영시니어 전담 조직’을 신설했다. 이 조직은 TV홈쇼핑의 핵심 소비층인 중장년층을 겨냥한 맞춤형 전략을 추진한다. 해외 수입 브랜드나 디자이너 브랜드를 포함해 취급 품목을 늘리고 헬스케어 등 신규 카테고리 발굴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홈플러스는 다음 달 개강하는 문화센터 봄 학기에 50~60대를 겨냥한 강좌를 기존 398개에서 725개로 82%가량 확대했다. 건강하고 활기찬 노년을 준비하는 ‘웰 에이징’(Well-aging) 트렌드를 접목한 강좌를 폭넓게 구성하는 한편 자녀를 위해 문화센터를 즐겨 찾았던 ‘5060 문센맘’이 자기 계발을 위해 재방문하는 것을 유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업계 관계자는 “2차 베이비부머 세대(1968∼1974년생)가 본격적으로 은퇴하면 이런 트렌드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며 “이 세대는 보다 건강하고 활동적인 노년을 추구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건강관리나 여가 활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액티브 시니어의 수요를 겨냥한 상품과 서비스가 더욱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Copyright ⓒ 이뉴스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