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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전 차장은 20일 오후 헌법재판소를 나오면서 한 외국 기자로부터 “윤 대통령이 차장님을 거짓말하는 사람으로 묘사할 때 기분이 어땠나”라고 질문하자 이같은 반응을 보였다.
그러면서 “이제 그만 하죠”라고 말한 홍 전 차장은 윤 대통령과 조태용 국정원장 관련 질문에 “지금은 관계가 많이 달라졌지만 그래도 한때 모셨던 윗분에 대해서 그렇게 쉽게 평가하고 쉽지 않다. 여기까지만 하자”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탄핵심판 변론에서 홍 전 차장이 작성했다는 ‘체포조 메모’를 언급하며 격앙된 어조로 불편함을 표현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홍 전 차장이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의 체포 지원 요청을 받을 당시 ‘미친 X인가’라고 생각했다는 진술을 인용해 “뭘 잘 모르는 사람의 부탁을 받아서 ‘에이, 미친 X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네’라고 했다면서 그 메모를 만들어 갖고 있다가 12월 5일 사표 내고, 6일에 해임되니까 대통령의 체포 지시라고 엮어낸 게 메모의 핵심”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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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측 윤갑근 변호사는 “어떤 다른 목적, 정치적으로 활용하거나 입지를 확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작성한 건 아닌가”라고 묻기도 했다.
그러자 홍 전 차장은 “그 메모지로 어떤 정치적 입지를 만들 수 있죠?”라고 반문했다.
또 윤 변호사는 “미친 짓이라고 (생각해) 적다 말았다고 했는데 굳이 이 메모를 다시 (보좌관에게) 정서시킨 이유는 무엇이냐”며 “그 명단을 굳이 기억할 이유가 있느냐, 다른 목적을 갖고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데 그 목적이 뭐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메모를 받아적은) 보좌관이 현대고등학교를 졸업한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의 친구는 아니냐”고 캐물었다.
홍 전 차장은 “제 보좌관의 친구들이 어떤 사람인지까지는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후 한 전 대표 측은 “국정원에 친구가 없음을 알려 드린다”라며 입장문을 냈다.
약 2주 만에 윤 대통령 탄핵심판 증인으로 다시 나온 홍 전 차장은 이번에 자신이 썼던 메모의 실물을 챙겨왔다. 다섯 차례에 걸친 메모의 변화 과정을 공개하며 바뀐 이유를 조목조목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계엄 당일 밤 11시 6분, 여 전 사령관으로부터 약 10명의 명단을 듣고 적은 메모와 보좌관이 정서한 메모, 계엄 다음 날 다시 한번 보좌관에게 복기시킨 2개의 메모, 마지막으로 검찰 조사 중 빠트렸던 2명의 이름이 떠올라 마저 적은 메모다.
윤 대통령 측은 홍 전 차장의 두 번째 증인 신문에서도 메모의 신빙성을 문제 삼으며, ‘홍 전 차장이 해임된 이후 내란과 탄핵 공작을 시작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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