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강상헌 기자] 한국마사회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연승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세계일보배에서 이변을 일으키며 우승을 차지한 ‘크라운함성’, 4연승 내내 가뿐하게 낙승을 이뤄낸 ‘용암세상’, 지난해 과천시장배를 석권하며 존재감을 확실히 과시한 ‘원평스톰’이 바로 그 주인공들이다.
16일 올해 첫 대상경주인 제22회 세계일보배에서 유력 우승 후보들을 제치고 낙승을 거둔 ‘크라운함성(한국·암·4세·황의영 마주·이관호 조교사)’은 지난해 5연승을 기록한 데 잠깐의 슬럼프를 이겨내고 올해 다시 3연승을 기록 중이다.
크라운함성은 아쉽게 2위를 기록했던 데뷔 경주 이후로 내리 6차례를 우승하며 파죽지세로 승급을 이뤄왔다. 하지만 쟁쟁한 라인업이 갖춰진 올해 첫 대상경주에서는 우승 후보로 거론되지 않았다. 메니피 자마이자 레이팅 110에 빛나는 ‘스피드영’, 단승 2.7배로 최고 인기를 끌었던 ‘빈체로카발로’ 등에게 관심이 모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암말인 크라운함성은 이변의 우승을 이뤄냈다. 경주를 관람하던 팬들 사이에서는 감탄과 놀라움의 함성이 쏟아졌다.
이관호 조교사에게 크라운함성은 지난 2016년 농협중앙회장배 우승을 비롯해 6연승을 기록했던 ‘고져스드림’을 떠올리게 하는 존재이기도 하다. 10년 전의 영광 그 이상의 기쁨을 크라운함성과 함께 다시 한번 재현할 수 있을지 많은 이들의 관심이 쏠린다.
출전한 6경주 중 2위 한 번, 3위 한 번을 기록한 이후 쭉 연승을 질주하고 있는 '용암세상(한국·거·4세·김학록 마주·곽영효 조교사)'도 주목할 만하다. ‘글로벌히트’, ‘벌마의스타’ 등의 부마로도 유명한 ‘투아너앤드서브’의 자마로 명품혈통을 자랑한다. 23일 서울 9경주에 출전해 5연승을 노린다.
용암세상은 지난 4연승을 하는 동안 차분함과 뒷심에서 강점을 보여줬다. 현재까지 집중해 온 단거리 경주 외에 중장거리 가능성도 엿볼 수 있어 앞으로 행보가 기대된다. 꾸준히 용암세상과 호흡을 맞추고 있는 이혁 기수는 지난해 6월에는 함께 500승의 기쁨을 안기도 했다. 과거 ‘메도우이헌터’부터 ‘파워챔피언’, ‘한강의기상’ 등 다수의 연승마를 배출해 온 곽영효 조교사가 용암세상과 함께 새로운 대기록을 달성해 갈 수 있을지 기대된다.
마지막 주인공은 2024년 과천시장배를 석권하며 존재감을 확실히 과시한 ‘원평스톰(미국·수·3세·김용재 마주·정호익 조교사)’이다. 지난 9일 경주에서 우승하며 5연승을 기록 중이다. 정호익 조교사 역시 2008년 ’투원‘부터 ’베스트캡틴‘, ’와일드캣‘, ’강토마‘ 등 다수의 연승마를 배출해 왔는데 그 중 ’원평스톰‘과 가장 닮아있는 경주마는 ’레전드데이‘다. 500kg를 넘나드는 건장한 마체와 파워, 부모 모두 중장거리 적성을 가졌다는 점 등이 닮았다. ’원평스톰‘의 부마는 ’TALE OF VERVE’다. ‘레전드데이’의 부마는 ‘레이스데이’로 최근 미국 페가수스 월드컵 우승마인 ‘화이트아바리오’의 부마이기도 하다.
한국경마 역사상 4연승 이상을 기록한 경주마는 425두에 달한다. 이 중 무려 10연승 이상을 기록한 경주마는 단 7두이다. 80년대에는 ‘포경선’이 15연승, 90년대에는 ‘가속도’가 11연승, 2000년대 들어서는 ‘자당’, ‘동반의강자’, ‘새강자’, ‘라온더파이터’ 등이 시대를 풍미한 연승마로 이름을 올렸다. 최다연승 기록은 '미스터파크'가 가지고 있다. 22전 출전에 19승 그리고 이 중에서 17연승을 쌓았다.
대다수 경주마가 6~7연승의 벽을 넘지 못하고 도전을 멈춘다. 그만큼 어렵다. 경주전략의 한계와 부상, 젊고 강한 라이벌의 등장 등 무수한 변수를 이겨내야만 연승의 영광을 차지할 수 있다.
Copyright ⓒ 한스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