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우주에서도 인간은 찌질한 존재…지지고 볶는 땀냄새 S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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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우주에서도 인간은 찌질한 존재…지지고 볶는 땀냄새 SF"

이데일리 2025-02-21 08:11:03 신고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아주 먼 곳, 혹은 먼 미래에 벌어지는 일들조차 인간에게서 나는 땀냄새, 그들끼리 지지고 볶고 사는 삶의 풍경이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걸 이야기하고 싶었다.”

봉준호 감독(사진=워너브러더스코리아)


봉준호 감독이 신작 ‘미키 17’을 통해 우주 SF(공상과학)에 도전한 이유를 묻자 이같이 답했다.

‘기생충’(2019)으로 세계 무대를 휩쓴 봉준호 감독이 SF물로 5년 만에 관객 곁으로 돌아왔다. 전작 ‘기생충’은 반지하 집에 사는 한국인 가족의 삶으로 빈부격차와 계급 구조를 통렬히 풍자해 사회의 경종을 울렸다. ‘미키 17’은 소심한 성정에 끊임없이 ‘죽는 게’ 직업인 우주선 최하층 노동자가 주인공이다.

봉 감독은 20일 ‘미키 17’의 개봉을 앞두고 진행한 인터뷰에서 “‘듄’처럼 장엄한 SF도 멋지지만, 내가 그런 작품을 찍으면 등장인물 누군가의 양말에 구멍이 나 있을 것”이라며 “인간은 언제 어디서든 변함없이 찌질하고 어리석은 존재구나, 솔직한 인간의 모습을 그리는데 집중했다”고 강조했다.

오는 28일 국내에서 세계 최초 개봉하는 ‘미키 17’은 죽으면 다시 프린트되는 ‘익스펜더블’로 위험한 일에 투입되는 소모품 인생을 살던 미키(로버트 패틴슨 분)가 17번째 죽음의 위기 상황에서 벌어지는 예측불허의 모험을 그린다. ‘설국열차’(2013), ‘옥자’(2017)에 이어 봉 감독이 세 번째로 연출한 할리우드 영화다. 미국 작가 에드워드 애슈턴이 집필한 소설 ‘미키 7’을 각색했다.

봉준호 감독(사진=워너브러더스코리아)


SF는 물론, 필모그래피 최초 ‘로맨스’를 시도한 변화로도 눈길을 끈다. 미키와 그의 여자친구 ‘나샤’(나오미 애키 분)의 사랑이 이야기의 중심축이다. 봉 감독은 “미키를 둘러싼 대부분 사람들의 태도가 냉담하고 가혹하다”면서 “그럼에도 그가 살아남아 성장할 수 있던 건 그의 곁을 끝까지 지켜준 나샤가 있어서다. 장르와 관계없이 이 이야기에선 나샤의 존재가 미키만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직업을 명분으로 죽음과 프린트를 반복하는 미키를 통해 자본주의 사회의 잔인한 현실을 일깨우려 했다고도 전했다. 그는 “영화는 미키 혼자 힘든 환경을 견디지만, 우리 일상엔 아픈 희생을 겪는 이들이 너무 많다”며 “희생자의 존재는 잊히고, 시스템과 일자리는 손쉽게 인력을 대체하며 보존된다. 그 현실 자체가 슬프고 잔인하다”고 털어놨다.

이 상황을 표현하는 극 중 용어가 ‘익스펜더블’이라고 짚었다. 봉 감독은 “여기서 일하다 당장 죽어도 새로운 누군가가 올 것이고, 내 죽음이 어떤 것을 바꾸지 못할 거란 두려움”이라면서도, “그럼에도 온갖 가혹한 상황과 경멸을 견딘 미키가 결국엔 파괴되지 않았다는 것. 그 이야길 하고 싶었다. 관객이 거기서 작은 위로를 느끼길 바란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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