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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은 영화 ‘미키 17’의 개봉을 앞두고 지난 1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국내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미키 17’은 죽으면 다시 프린트되는 ‘익스펜더블’로 위험한 일에 투입되는 소모품 인생을 살던 미키(로버트 패틴슨 분)가 17번째 죽음의 위기에서 벌어지는 예측불허의 모험을 그린다. 전작 ‘기생충’ 이후 약 5년 만에 내놓은 신작이자, ‘설국열차’(2013), ‘옥자’(2017)에 이어 세 번째로 제작한 할리우드 영화다.
봉준호 감독은 최근 ‘미키 17’ 개봉을 앞두고 홍보차 MBC 시사 교양 프로그램 ‘손석희의 질문들’에 출연해 고 이선균을 언급한 바 있다.
봉준호는 해당 방송에서 고 이선균에 관한 질문을 듣자 잠시 한숨을 내쉬며 “같이 일을 했던 분이고 여러 기억들이 교차된다”라며 “누가 뭐래도 좋은 사람이었다. 좋은 배우였고”라고 추억했다.
특히 봉준호 감독은 동료 영화인들과 함께 이선균의 사망 당시 기자회견을 열고 공개적인 목소리를 냈었다. 당시 그는 “경찰의 수사 보안에 과연 한치의 문제도 없었는지 관계자들의 철저한 진상 규명을 촉구한다”고 밝힌 바 있다.
봉 감독은 기자회견 당시를 회상하며 “같이 일했던 동료로서 당연히 하는 것이 마땅했고 동시에 미안하고 부끄러운 마음도 있었다”라고 고백했다. 이어 “더 일찍 했어야 된다는, 그런 불행한 상황이 오기 전에 더 왜 빨리 하지 못했을까 자책감이 들었다”고 털어놓으며 울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봉준호 감독은 ‘질문들’ 출연 이후 진행된 매체들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16일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 고 김새론과 관련한 질문을 받았다. 이날 취재진은 영화계가 이선균이란 배우를 잃은 아픔을 이겨내는 과정에서, 또 다른 배우 김새론이 최근 세상을 떠났는데 영화인으로서 이런 비극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 필요한 지점이 무엇인지 그에게 질문했다. 봉 감독은 “그 친구(고 김새론)를 실제로 한 번 본 적은 있다. ‘여행자’란 영화 시사를 갔을 때였다”라고 운을 떼며 “되게 안타깝다. 사람들은 누구나 실수나 잘못을 한다. 누군가 저지른 잘못을 엄격히 바라보는 것이 나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만큼의 관용도 함께 우리가 갖출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엄정함과 관용의 균형이라고 할까. 그런 시선이 있다면 참 좋을 것 같다”고 답했다.
전작 ‘기생충’(2019) 이후 팬데믹과 엔데믹을 겪으며 달라진 영화 시장의 풍경, 달라진 홍보 방식을 ‘미키 17’ 개봉을 앞두고 경험하며 느끼는 생각들도 밝혔다.
봉준호 감독은 “저 역시 영화하는 사람으로서 지금 작품 홍보 열심히 하고 있다. 우선은 대중이 극장의 체험을 잊지 않게 극장을 방문하고 싶게끔 만들고 싶다. 물론 저도 유튜브 많이 본다. 감상하는 방식도 편하고. 특별히 어떤 방식의 포맷이 나쁘다는 게 아니다”라면서도, “그런 와중에도 여전히 극장은 가치가 있다. 확실히 같은 작품을 아이맥스 특별관 등 극장에서 보면 또 다른 느낌이기 때문이다. 화면에서 느껴지는 박진감, 더 섬세히 배우들의 표정을 감상할 수 있는 묘미가 있다”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어떤 영화의 개봉을 기다리고, 기다리면서 마음도 두근거리고 그렇게 영화가 개봉하면 실제 극장에 가서 다른 사람들과 같이 큰 스크린으로 작품을 접하고. 이런 형태가 구식 패턴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오히려 영화라는 매체의 여전히 가장 강력한 핵심일 수 있음을 계속 목 놓아 외쳐보고 싶다. 스스로 그 한 부분이 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또 “제가 어디 방송에 나가서도 작년에 개봉한 ‘핸섬가이즈’(감독 남동협)란 영화를 되게 재밌게 봤다고 말한 적이 있다. 올해에도 ‘핸섬가이즈’ 같은 영화가 어디에선가는 튀어나올 것이라 믿는다”라며 “여전히 많은 재능이 곳곳에서 들끓고 있다는 사실에 변함이 없기에 여전히 기대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미키 17’은 오는 28일 국내에서 세계 최초로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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