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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영은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2024년 공동 다승왕과 3승은 상상하지도 못한 성과였다. 신인상을 받은 이후 은퇴할 때까지 개인 타이틀을 차지할 수 있을까 의문이었는데, 공동 다승왕 타이틀을 거머쥐어서 뜻깊다”고 지난 시즌을 돌아봤다. 그러면서 “올해는 또 다른 개인 타이틀을 따내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성과도 많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지난해 4월 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과 5월 교촌 1991 레이디스 오픈에서 우승해 가장 먼저 시즌 2승을 찍고 상승세를 타자마자 갑자기 맹장 수술을 한 것이다. 그는 회복 및 재활 때문에 한 달 이상 자리를 비웠다. 이후 8월 메이저 대회 한화 클래식을 제패했지만 수술로 체력이 뚝 떨어지면서 더이상 우승을 추가하지 못했다.
그는 “사실 수술 당시엔 올해 2승이나 했으니 ‘쉬엄쉬엄하자’ 생각했다. 맹장 수술이 간단하다고는 하지만 정말 아팠기 때문이다. 복귀하려고 연습을 시작하니 저도 모르게 마음가짐이 바뀌었다. 원래 경기력이 돌아올 것 같지 않아 조바심이 났고 울기도 많이 울었다”고 돌아봤다.
박지영은 나이가 들수록 기량이 만개하는 보기 드문 유형이다. 20대 초반 때보다 서른을 향해가는 현재 성적이 더 좋다. 비결은 연습이다. 투어 선수들도 ‘연습벌레’로 꼽는 선수가 바로 박지영이다. KLPGA 투어 간판스타 박현경은 “(박)지영 언니의 골프 열정은 투어 내 으뜸”이라고 말했다. 그를 아는 사람들은 “잠 들기 직전까지 방 안에서 퍼트를 굴리고, 주차장에서 빈 스윙을 하는 선수가 박지영”이라고 말한다.
박지영은 “연습량을 정해놓지 않는다. 마음에 들 때까지 친다. 연습, 훈련 때의 욕심과 고집이 선수 생활의 원동력”이라며 “정규투어에서 골프를 할 날이 길지 않기 때문에 열정이 더 샘솟는다. 흐지부지 끝내고 싶지 않다. 멋진 모습으로 은퇴하고 싶다. 힘 되는 데까지 열정을 불태우겠다”고 언급했다.
박지영의 강점은 정확한 아이언 샷이었다. 그러나 들쭉날쭉한 드라이브 샷 비거리가 말썽이었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평균 비거리가 240야드도 나오지 않자 ‘무리해서 훈련해 은퇴 시기가 앞당겨 지더라도 무조건 비거리를 늘리겠다’고 다짐했다. 비거리 훈련에 매진한 그는 2024시즌 평균 드라이브 샷 250.12야드를 기록, 장타 부문 9위에 올랐다. 예년보다 평균 10야드 이상 거리를 늘렸다.
박지영은 “2024년은 샷 감이 뛰어나진 않았지만 비거리 덕분에 3승을 한 시즌이었다. 한, 두 클럽을 짧게 잡으니 공격적인 플레이가 가능했고 버디 찬스를 많이 만들었다. 원래대로라면 핀까지 120m를 남겼을 텐데 90~100m 거리에서 짧은 웨지로 핀을 공략해 플레이가 더 수월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거리는 늘리려고 해야 줄지 않는 것”이라며 “뛰어난 선수는 많고 노력은 끝없이 해야 한다. 더욱 열심히 운동하는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박지영은 KLPGA 투어 선수분과위원장을 맡은 걸 선수 생활의 터닝 포인트로 꼽았다. 그는 “원래는 하고 싶은 말도 못하고 감정적이었지만, 지금은 들을 줄도 알고 의견을 내비칠 줄도 알게 됐다. 성적에도 좋은 영향을 주는 것 같다”고 부연했다.
박지영은 분과위원회 복지 시스템을 만들었다. 그동안 분과위원장은 큰 책임을 맡고도 그에 따른 보상이 없었지만, 박지영은 후임 분과위원장을 위해 시드를 보장했다. 이외에 원하는 시간대에 공식 연습을 하는 신청 시스템, 야디지북을 더 여유있게 제공하는 선수들을 위한 소소한 시스템들을 도입했다. 그는 “분과위원장 임기를 한 번 연장할 수 있는데, 동료들이 더 하라고 한다”고 말하며 웃었다.
그의 두 눈은 2025시즌을 향해 있다. 베트남 전지훈련에서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게 목표다. 드라이버 샷 비거리와 정확성을 모두 높이는 것이다. 체력 훈련도 필수다. 박지영은 ““2025년에는 장타를 치면서 안정적으로 플레이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 동계 훈련 전부터 장타와 정확성을 위해 스윙 교정을 하고 있었다. 비시즌에 샷 교정을 완성하고, 체력 훈련을 많이 할 것이다. 루키 선수들과 10살 차이가 나기 때문에 경기력 차이를 커버하려면 체력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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