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김지혜 기자] 시중은행에서 장기 예금보다 단기 예금의 금리가 더 높은 역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통상적으로 만기가 긴 예금상품의 금리가 더 높았지만 투자자들의 단기 예금 선호 현상에 맞춰 은행들도 금리를 조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곳의 6개월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평균 연 3.02%로 3년 만기 정기예금의 평균 금리인 연 2.675% 보다 0.345%p 높았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신한은행은 ‘쏠편안 정기예금’의 6개월 만기 금리가 3%로 3년 만기 금리인 2.75%보다 0.4%p 높았고, 우리은행은 ‘WON플러스 예금’의 6개월 만기 금리가 3%로 3년 만기 금리 2.6%보다 0.4%p 높았다.
하나은행의 하나의정기예금은 6개월 예금과 3년 예금의 금리차가 0.4%p, NH농협은행의 NH올원e예금은 0.25%p 로 나타났다.
은행들은 통상 만기가 더 긴 상품의 금리를 높게 가져가는데, 최근 기준금리 인하 기조와 가상자산, 달러예금 등으로 자산이 이동하자 예금 장기와 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예금 금리는 시장금리를 토대로 은행이 그 위에 수익을 얹어 정하는데 지난해 10월부터 기준금리가 두 차례 금리가 인하되면서 채권 시장에서 장기물 금리가 단기물보다 낮아지는 역전 현상이 은행 금리에 반영됐다.
특히, 은행의 낮은 금리로 장기보다 단기를 선호하는 금융소비자의 수요가 높아지면서 단기 예금 수요가 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예금은행의 6개월 미만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200조7243억원으로 1년 전 186조3943억원 대비 14조3300억원 가량 증가했다.
문제는 예대금리차 확대다. 지난해부터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압박에 대출 금리를 인상해 온 은행권이 대출 금리는 올리고, 예금 금리는 낮추면서 예대금리차가 확대돼 은행권의 이자장사 비판이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
올해 초부터 대출 문턱을 낮추면서 은행권에서 대출 금리를 인하하고 있지만, 지금처럼 예·적금 금리도 지속적으로 낮출 경우 예대금리차 확대 추세가 이어질 수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최근 국내외 금융시장 불확실성 확대로 금융소비자들의 자금이 가상자산과 달러 등으로 옮겨가고 있고, 유동자산도 은행에서 많이 빠져나가고 있다”면서 “특히 다양한 투자처에 대한 수요로 장기간 자금을 묶어두는 걸 선호하지 않는 소비자가 늘면서 올해 은행권에서는 단기 예금 금리에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등 유동성 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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