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과 같이8 외전: 파이러츠 인 하와이(이하 용8 외전)’은 종잡을 수 없다. 한 편으로는 익숙한 전통 시리즈 같으면서도, 한 편으로는 여러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들어와 미쳐 날뛰는 게임이다. 마지마가 그러하듯 겉은 유쾌하고 발랄하다. 속에는 따뜻한 사람의 심장과, 야수의 심장이 함께 날뛰는 복잡 미묘한 게임이다. 좋은 말로, 시리즈의 인기 요소들을 총집합해 다른 관점에서 바라본 게임이며, 나쁜 말로 여러 가지를 한 게임에 섞어 놓아 '혼란의 도가니'에 빠져드는 게임이다.
▲용과 같이 8 외전은 2월 21일 정식 발매된다
‘용8 외전’은 모종의 사유로 기억을 잃은 주인공 마지마가 해적이 되면서 일어나는 일을 담는다. 배를 타고 다니면서 악당들을 쳐부수고, 또 한편으로는 보물을 찾아 나서며, 또 한편으로는 하와이에서 일어난 복잡 다양한 일을 처리해야 하고, 또 한편으로는 함께하는 동료들의 이야기를 담는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어디까지 정리해야할지 모르는 이야기들이 미친 듯이 터져 나온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마지마의 캐릭터성을 닮았다.
▲자신의 강함 조차 기억하지 못하는 마지마, 기억 상실이 무섭다
게임 또한 ‘마지마’ 그 자체다. 마지마는 이번 작품에서 좀처럼 가만히 있지를 못한다. 미쳐 날뛰면서 이리 뛰고 저리뛰면서 다 때려 눕힐 기세다. 이번 작품에는 점프가 추가돼 상대를 공중으로 띄운 다음에 한 참 때리다가 바닥으로 내리 꼽는다. 또, 칼을 부메랑처럼 날려 맵을 휩쓸어 버린다. 언젠가 한 번 본듯한 ‘회전 회오리(?)’기술로 맵 전체를 쓸어버리기도 하고, 입에 칼을 물고 칼춤을 추는 마지마 또한 구현돼 있다.
▲노트북용 그래픽 카드로도 문제 없이 구동 가능했다
미친 것(?)으로 따지면 상대도 만만치 않다. 일명 해적 사대천왕이 등장해 그녀석은 우리 중 최약체다를 외치기도 하고, 어둠의 세력을 쥐고 흔드는 ‘퀸’이 등장해 주인공을 압박한다. 누가 봐도 어마어마하게 강해보이지만 끝판왕은 아닌듯한 적 보스가 등장해 초반부터 태클을 건다. 납치도 빼놓을 수 없다. 심지어 게임에는 100명이 한 번에 참전해 한꺼번에 돌격하는 장면들이 나오기도 한다. ‘어디까지 갈 셈인가’하는 질문들이 절로 흘러 나온다.
▲100인의 해적대 마지마와 30인의 동료들이 싸운다. 실제 인게임 전투로 이어진다
이번 작품의 무대는 하와이와 바다가 공존한다. 바다에서는 배를 타고 싸움을 걸면 되는데, 동료들과 함께 온갖 해적들과 싸우면 된다. 노숙자 집단에서부터, 닌자, 헬스 마니아, 야쿠자 등등 온갖 신기한 적들과 싸우면 된다. 해전은 의외로 ‘평범한 편’이다. 기존 게임 메카닉과 유사한 형태로 배를 타고 다니면서 상대방을 향해 포격하는 게임 스타일이다. 인공지능이 비교적 뛰어난 편으로 후반으로 갈수록 처리가 쉽지 않다. 이로 인해 전략성과 약간의 조작성이 요구된다.
▲해전에서 아슬아슬하게 승리를 거둔 뒤 스크린샷 한 장
땅에서는 ‘용과 같이8’의 배경인 하와이가 다시 한번 등장한다. 개발팀 특유의 센스에서 기인한 서브 퀘스트와, 시리즈 전통의 미니게임 또한 여전하다. 특히 이번 작품에서는 서브퀘스트를 통해 캐릭터들을 동료로 모집할 수 있다. 배에 함께 타서 적들을 무찌르러 갈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동시에 육성 요소들이 결합돼 팀을 키우고 더 강력한 적들과 교전하는 재미가 포함돼 있다.
▲용과 같이 스튜디오 식 개그도 확실하다. 오른쪽에 해적, 왼쪽에 야쿠자. 오늘도 이상 없음을 외치는 가드
반면, 주인공의 성장은 일원화돼 반지로 모든 요소들이 귀결되는데, 이 반지를 찾기 위한 여정과, 동료를 육성하기 위한 여정, 동료들의 스토리라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또 하나 커다란 재미 포인트를 차지한다. 이와 함께 시리즈 전통의 ‘콜로세움(투기장)’은 ‘해전’으로 대체돼 배를 타고 업그레이드하며, 상대 해적들과 해전 및 백병전을 펼치는 방향으로 전개 된다.
▲해상에서는 전투 뿐만 아니라 자연환경의 변화도 대응해야 한다. 소용돌이가 일고, 번개가 내리친다
그러나 이 과정이 결코 불쾌하지는 않다. 오히려 ‘마지마’라는 캐릭터성 덕분에 더 신기하고 이상한 경험들이 나와도 결코 이상하지 않는 콘셉트다. 개그와 공포, 폭력과 카리스마, 여기에 나이가 들면서 나오는 부성애 등이 공존한다. 좋은 말로 게임은 복잡적 재미를 담았고, 나쁜말로 게임은 산으로 간다. 그러므로 이 게임을 즐기는 방법은 간단 명료하다. 복잡한 생각을 할 필요 없다. 일단 가서 싸움을 건다. 이기면 승리, 지면 다시 성장해서 재도전하면 된다.
▲타노스는 반지 다섯개를 모아서 세상 인구를 절반으로 줄였다. 10개를 모은 마지마는?
플레이하는 시간 동안 마지마와 동료들은 사람을 웃고 울리고, 감동을 주는 역할을 충분히 수행한다. 단지 정신이 좀 사나울 뿐이다. 이를 제외하면 게임은 그간 시리즈가 지녔던 재미 포인트를 한 데 집약해 또 하나 재미있는 게임으로 귀결된다. 대중성 하나만큼은 분명하다.
▲배 내부에는 동료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 따로 존재한다. 이상한 캐릭터들이 다소 있는 점은 시리즈 전통이다
반면, 단점도 분명하다. 우선 주인공 마지마다. ‘용과 같이7’로 유입된 신규 팬들 비중이 적지 않은데, 이들 입장에서 ‘마지마’는 은퇴한 노인 아저씨에 이해하기 쉽지 않은 캐릭터 일 수 있다. 그렇다보니 게임이 산으로 가는 부분에 대해서 납득이 어려울 수 있는 점은 염두에 둬야 한다. 세가에서 선보이는 사전 스토리라인 등을 참고하고, 소위 ‘키류짱’ 컴필레이션과 같은 부분들을 보고 난다면, ‘마지마’와 조금은 친숙해 질 수 있을 것이다.
▲시원한 바다에서 즐기는 수영 혹은 낚시
또 다른 단점은 전투다. 빠른 속도로 진행되면서 즐겁게 즐길 수 있는 전투지만 반복적으로 수행해야 하는 경우가 잦다. 또 강제로 수행해야 하는 경우도 잦은데, 좁은 맵과 길목에서 계속해서 적들이 리젠되면서 쫓아오는 경우가 잦다. 기존 시리즈에서는 달려서 피하면 됐는데, 이번 시리즈에서는 달려서 피할 공간이 적다. 특히 해상 전투에서는 도망칠 경우 ‘명예’가 떨어지면서 패널티를 입는 점 등이 아쉬운 부분이다.
▲동료 육성을 위해 파티를 열고 선물을 하고, 전투를 치른다
이 외에 성장을 위해 여러 자원들을 수집해야 하는 부분들이 있는데, 이 부분이 반복적으로 수행 된다. RPG팬들이라면 성장을 위해 장시간 투자할 거리가 생긴 셈이나, 액션성을 보고 게임을 선택한 이들이라면 이 부분에 크게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부분들이다.
▲보물을 찾아 떠나는 마지마. 상자를 열었더니 반지가
‘용과 같이8 외전:파이러츠 인 하와이’는 시리즈 팬들을 위한 선물세트 같은 프로젝트다. 그들이 가장 잘 만드는 요소들을 한 게임에 버무려내 가장 재미있는 부분들을 여러 각도로 담고자 노력한 프로젝트다. 이로 인해 재미 만큼은 분명해 구매를 추천할 수 있는 프로젝트다. 반면 진행 순서를 비롯한 짜임새와 디테일에서 수반되는 작품성면에서는 감점 요소가 있다. 때문에 시대를 주름잡는 대작 게임을 바라는 이들에게는 아쉬운 게임이 될 수 도 있다. 반면, 주말을 즐겁게 보내고자 하는 유저들에게 이 게임은 완벽한 선택이 될 것이다.
▲미니 게임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재미다
일단 마지마가 검을 꼬나들고 해적선에 올라타서, 동료 수십명을 모집한다. 이들과 함께 적들을 향해 정신 없이 칼질을 하고 대포를 쏜다. 함께 정신없이 베고 쏘고 하다 보면 시간 간줄 모른다. 그것 하나만은 분명하다.
▲어디서 많이 본 캐릭터들이 이번 시리즈에도 한가득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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