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김이슬 기자】 서울보증보험(이하 SGI서울보증)이 오늘부터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에 나선다. SGI서울보증은 2023년 기업공개(IPO)에 도전했다가 수요예측 실패로 철회한 이력이 있다. 올해는 희망 공모가를 낮추고 주주환원정책을 강화해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에 재도전한다. 다만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부담은 여전히 불안 요소다.
SGI서울보증은 1969년 설립된 국내 유일 전업보증보험사다. 개인과 기업의 경제활동에 필요한 다양한 계약이행 보증, 신원보증, 전세자금 대출 보증 등의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최대주주는 예금보험공사(이하 예보)로 93.8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해 3분기 기준 보증 잔액 469조원이 있다.
코스피 상장을 앞둔 SGI서울보증은 지난 19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IPO 계획을 발표했다. SGI서울보증은 이번 공모를 통해 대주주인 예보의 보유지분 중 전체 발행주식의 10%(698만2160주)를 구주 매출할 계획이다. 희망 공모가는 1주당 2만6000원~3만1800원으로, 2023년 IPO 추진 당시 제시했던 3만9500원~5만1800원보다 30% 이상 낮춘 가격이다. 이는 시장친화적인 밸류에이션을 고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SGI서울보증은 한층 강화된 주주환원정책도 내놨다. 먼저 지난해 연결산 배당금액을 2000억원으로 확정했으며, 상장 이후 오는 4월 주주들에게 지급할 예정이다. 배당기준일이 4월 초로 예정된 만큼 공모에 참여한 투자자들도 배당기준일까지 주식을 보유할 경우, 작년 결산배당금을 받을 수 있다. 이는 희망 공모가 밴드 기준으로 9~11%의 배당수익률에 해당한다.
또한 최소배당금 제도를 도입하고, 정관을 개정해 분기배당이 가능하도록 했다. SGI서울보증은 상장 이후 실적, 주가 추이, 대외환경 등을 고려해 분기배당을 실시할 계획이며,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통해 오버행 리스크를 완화하겠다는 방침이다.
SGI서울보증 이명순 대표이사는 이날 간담회에서 “서울보증보험은 지난 56년간 대한민국 산업 전반의 마중물 역할을 하며 신용거래 활성화에 기여해 왔다”라며 “이번 상장을 통해 국내 유일의 종합보증보험사로서의 지위를 공고히 하고, 보다 적극적인 주주환원정책을 통해 대표 배당주로서 시장투자자들과 함께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국내 공모주 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 SGI서울보증이 흥행에 성공할지 미지수다. 올해 초부터 이달 14일까지 코스피·코스닥에 상장한 11개 기업 중 8곳의 종가가 공모가 대비 하락했다. 대어로 꼽혔던 LG CNS의 경우 지난 5일 상장한 이후 공모가보다 약 10%가량 밑돌고 있다. 미트박스, 데이원컴퍼니 등 일부 종목은 공모가 대비 30~40% 이상 하락했다.
또한 공모 후 최대주주인 예보의 공적자금 회수 관련 오버행 이슈는 여전히 부담 요인으로 남아 있다. 예보의 비중은 전체 주식수(6982만1598주)의 83.9%로, 예정된 공적자금 상환기간 만기는 오는 2027년 말이다. IR 자료 기준으로 1년 경과시점 이후 최대 33.85% 지분을 매각한다는 계획이다. 상장 후 지분 매각에 따른 주가 하락 압력이 커질 수 있는 부분이다.
SGI서울보증 관계자는 “2023년도와 달리 가격 및 주주환원정책 등을 상당 부분 보완했고, 대주주 예금보험공사 역시 향후 주가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잔여 지분에 대한 매각 물량 및 시점을 결정하기로 하면서 보호예수기간을 1년으로 연장했다”고 말했다.
다만 유통주식 비율이 전체 14.1%(987만8420주)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설득력을 얻기는 어려워 보인다.
SK증권 설용진 연구원은 “SGI서울보증은 오버행 이슈를 자사주 매입 소각 등으로 대응한다는 계획이지만 유통주식 비중 등을 감안했을 때 여력이 제한적”이라며 “또한 이를 얼마나 잘 지킬지는 이후 신뢰의 문제”라고 말했다.
SGI서울보증의 수요예측은 오늘부터 이달 26일까지 진행되며, 최종 공모가 확정 후 3월 5~6일 공모주 청약을 받는다. 상장 예정일은 3월 14일이다.
Copyright ⓒ 투데이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