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매거진=황명열 기자] 대전 이응노미술관은 한국 근·현대 여성 미술가들을 조망하는 특별 기획전 ‘빛나는 여백: 한국 근·현대 여성 미술가들’을 오는 4월 6일까지 개최한다.
이 전시는 한국 미술사에서 상대적으로 조명받지 못했던 여성 예술가들을 재조명하며, 그들의 예술적 주체성과 시대적 역할을 탐구하는 데 의의를 둔다.
이번 전시는 근대화와 도시화, 가족제도의 변화 속에서 여성과 예술의 관계가 어떻게 형성되고 발전해 왔는지를 살펴본다. 특히 남성 중심적 사고로 인해 평가받을 기회가 적었던 여성 예술가들을 ‘다층적 정체성을 가진 주체’로 바라보며, 한국 근·현대미술 속에서 여성 예술가들이 만들어 낸 독자적인 예술세계를 새롭게 조명한다. 또 가부장적 이데올로기가 지배적이었던 시대적 배경 속에서 여성 예술가들이 던진 질문과 그들의 예술적 시도가 어떻게 한국 미술의 다양성과 깊이를 더했는지를 탐색한다.
전시는 하나의 보이지 않는 축을 중심으로 연결되는데, 그 핵심은 고암 이응노(顧菴 李應魯, 1904~1989)다.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은 고암화숙의 제자이거나 동료 예술가 혹은 삶의 동행자로서 이응노와 직·간접적인 영향을 주고받았다. 그들의 작품을 통해 이응노의 예술적 유산을 다면적으로 바라볼 수 있으며, 한국 근·현대미술사에서 그의 의미와 위상을 새롭게 조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나혜석, 김순련, 김윤신, 박인경, 박래현, 문은희, 나희균, 심경자, 천경자, 최성숙, 금동원 등 11인의 여성 예술가들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이들은 전통과 현대의 경계를 넘나들며 한국 미술의 변화를 주도해왔으며, 시대적 한계를 극복하고 자신만의 독창적인 예술세계를 구축해왔다.
이응노미술관의 ‘빛나는 여백’展은 한국 근·현대 여성 작가들의 삶과 작품을 경유하며 현재와 연결되는 중요한 미술사적 의미를 되새기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번 전시를 통해 한국 여성 미술가들이 걸어온 길을 조망하고, 그들이 남긴 예술적 흔적이 contemporary art와 어떻게 공명하는지를 경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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