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주자 분석① 이재명] 어대명이라지만...사법 리스크·중도층 확장 ‘변수’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탄핵 정국으로 이어지면서, 국회는 탄핵소추안을 가결했다. 헌법재판소가 이를 인용하면 60일 이내 조기 대선이 치러져 4~5월경 대선이 예상된다.

여권은 정권의 중심이 무너진 가운데 불리한 상황이며, 야권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사법 리스크가 변수다. 대권 주자들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대한민국은 격변 속 새로운 지도자를 선택해야 한다.

투데이신문은 정치평론가들에게 현재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인물들의 강점과 약점에 대해 분석을 의뢰했다. 이에 대선주자들의 강·약점, 극복할 과제 등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해당 기획기사는 지난 10일 리얼미터의 조기 대선 후보 적합도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분석 했다. 조사에 따르면, 범진보 진영은 이재명 40.8%, 김동연 7.7%, 김부겸 6.5% 등이, 범보수 진영은 김문수 25.1%, 유승민 11.1%, 오세훈 10.3% 등이 뒤를 이었다. (에너지경제 의뢰, 6~7일 실시된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2명 대상 조사,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인포그래픽. [사진출처=뉴시스/투데이신문 편집]

【투데이신문 박고은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현재 ‘대체 불가’한 대권 주자로서 그 존재감을 확고히 하고 있다.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 시절, 과감한 정책 추진과 빠른 결단력으로 주목을 받으며 정치적 입지를 다졌고, 총선에서 압승을 거두며 흔들림 없는 리더십을 입증했다. 탄핵 정국에서도 여론조사에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하며 여전히 ‘어대명’(어차피 대통령은 이재명)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그를 둘러싼 높은 비호감도와 사법 리스크, 중도층 확장성 부족은 여전히 그에게 큰 장애물로 남아 있다. 특히 다가오는 대선에서는 법적 문제가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이며, 이 대표가 이를 어떻게 해결하고 정치적 지지층을 확장할 수 있을지가 핵심적인 과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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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감한 정책 실행·결단력 ‘정치적 입지 확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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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이 정치평론가 5인의 분석을 취합한 결과, 이 대표의 가장 큰 강점은 ‘행정 경험’과 ‘추진력’이다.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 시절, 그는 과감하게 굵직한 정책들을 실행하며 주목을 받았다. 대표적인 정책으로는 무상 교복, 무상 공공산후조리원, 청년배당 등이 있으며, 이러한 정책들은 이후 기본소득과 기본사회 구상으로 발전했다.

이 대표는 이러한 복지 정책을 통해 실질적인 사회 변화와 혁신을 추구하며, 서민층과 젊은 층을 중심으로 강력한 지지층을 형성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기본소득과 청년 수당, 기본사회까지 자기만의 의제와 비전을 구축한 정치인”이라며 “행정 경험이 풍부한 점도 그의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논란이 될 수 있는 사안도 피하지 않는 스타일로, 2020년 코로나19 확산 당시 ‘신천지 과천본부’를 전격 방문해 신도 명단을 확보한 일은 이 대표의 결단력을 상징하는 중요한 사례로 꼽힌다.

경기도 계곡 불법 영업 시설 철거 등은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낸 정치인’으로서 그의 이미지를 더욱 굳히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 대표의 정치적 스토리도 중요한 자산이다. 그는 극심한 가난 속에서 소년공으로 일하며 생계를 이어가다 사법시험에 합격한 배경을 가지고 있으며, 이는 ‘기득권에 맞서 싸우는 개혁가’라는 이미지를 강화시켜 서민층과 젊은 층의 강한 지지를 얻고 있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이 대표의 삶의 궤적은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의 결합된 형태”라며 “가난 속에서 성장한 점은 노무현을 닮았고, 정치적 탄압을 버텨낸 모습은 김대중과 유사하다”고 분석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위증교사 혐의 재판 1심 선고 무죄 판결을 받은 후 법원을 나서고 있다. [사진출처=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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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 리스크에 걸린 명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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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대표는 높은 비호감도와 사법 리스크라는 치명적인 약점을 안고 있다.

그의 ‘전투적인 정치 스타일’은 강력한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데 도움이 되었지만, 동시에 중도층의 반감을 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형수 욕설’ 논란은 여전히 그의 정치적 약점으로 남아 있으며, 여러 차례 사과하고 해명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유권자들에게 부정적인 이미지를 남겼다. 음주운전 전력, 연예인 스캔들 등의 논란도 여전히 그를 괴롭히고 있다.

가장 큰 위협은 바로 사법 리스크다. 그는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등과 관련해 재판을 받고 있으며, 현재 5개의 재판을 진행 중이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만큼, 향후 항소심과 대법원 판결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에 따라 그의 정치적 미래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법적 판결 결과가 그의 이미지와 정치적 입지에 급격한 변화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이는 그가 해결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정치평론가 박창환 장안대 특임교수는 “이 대표는 형수 욕설 논란이나 불미스러운 사건들이 있었고, 최근 윤석열 정부 하에서 검찰의 지속적인 수사가 그의 이미지에 큰 영향을 미쳤다”며 “검찰이 이 대표를 정적 제거 대상으로 삼았다는 비판도 있지만, 그가 가지고 있던 이미지가 더욱 심화돼 강화된 측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김경수 전 경남지사와 악수하고 있다. [사진출처=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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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성 지지층 의존 한계…중도층 확장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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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여전히 강력한 ‘개딸’(강성 지지층)의 결집력을 보이고 있지만, 그에 대한 반감도 상당히 큰 상황이다.

그가 중도층과 보수층을 설득하지 못한다면, 차기 대선에서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도층의 지지를 확보할 수 있을지가 대선 성패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 소장은 이 대표의 정치 스타일에 대해 “강한 카리스마와 돌파력을 지닌 지도자이지만, 다소 거친 화법과 대립적인 정치적 접근은 중도층에게 부담스러울 수 있다”고 평가했다. 즉, 이 대표의 강한 카리스마가 특정 지지층에는 매력적일 수 있으나, 중도층의 심리를 고려한 조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박 특임교수는 “이 대표가 서민 출신이라는 점을 강조해왔지만, 서민적인 행보가 충분히 뒷받침되지 않았다”며, “그의 이미지를 대중에게 실질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더 많은 노력과 대중 친화적인 이미지 구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한 정치평론가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는 이 대표가 중도층을 확장하기 위한 전략으로 “호남과 청년층의 결속, 야권 내 통합, 정책적 유연성 강화”를 제시했다.

강성 지지층에 의존하는 전략을 넘어, 보다 유연한 정책 입장과 이미지 개선이 필수적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이 대표가 보수 성향의 정책과 메시지를 활용하고 있는 점은 중도층을 겨냥한 의식적인 전략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대표의 대선 가능성은 상대 후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엄 소장은 “중도 확장성이 강한 상대 후보가 나오면 이 대표에게 불리할 수 있다”며 “예를 들어, 중도 확장성이 두드러지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후보가 될 경우 고전할 수 있지만, 중도 확장성이 부족한 후보가 나온다면 이 대표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전망은 대선에서 상대 후보가 누구냐에 따라 이 대표의 중도층 확장 가능성이 크게 달라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상대 후보의 정치적 성향에 따라 그의 대선 가능성이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중도층 확장을 위한 구체적인 전략과 이미지 변화가 향후 대선의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따라서 이 대표는 정치적 행보에서의 유연성을 더욱 강화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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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도층 공략·이미지 개선이 대선 ‘승리 열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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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강한 추진력과 결단력을 지닌 유력한 대선 후보로, 당내 장악력이 확고하고, 총선 승리를 이끌며 리더십을 입증했다. 기본소득을 비롯한 명확한 정책적 비전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사법 리스크와 높은 비호감도는 그의 정치적 미래를 결정짓는 가장 큰 과제가 될 것이다.

중도층 확장을 위해 정책적 유연성과 이미지 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 향후 법적 판결이 그의 정치적 운명에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며, 이를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그의 대선 도전에서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최 평론가는 “차기 대선은 윤석열 정부의 실패와 12.3 내란 사건을 둘러싼 구도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며 “이 대표가 이 싸움을 주도할 경우, 대선에서 강력한 후보로 떠오를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