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판준비기일 13분만에 끝나…尹측 혐의사실 인정 여부엔 추후 의견 내기로
검찰, 서면증거만 7만쪽…"타 피고인 재판 합치는 것 반대…집중심리 해달라"
(서울=연합뉴스) 한주홍 이미령 기자 =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석열 대통령의 첫 형사재판과 구속취소 심문이 윤 대통령이 직접 출석한 상태에서 마무리됐다. 형사재판 첫 준비기일은 탐색전 속에 짧게 끝났다. 이어 구속취소 청구에 대한 심문이 이뤄졌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20일 오전 10시 윤 대통령의 첫 번째 공판준비기일을 열고 13분 만에 마친 뒤 1시간가량 구속취소 심문을 진행했다.
윤 대통령 측은 이날 재판에서 혐의사실 인정 여부에 대해 밝히지 않았다.
변호인은 공소사실 인정 여부와 관련한 재판부의 질문에 "기록을 아직 파악하지 못했다"며 "인정 여부를 지금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 측은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기소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 여타 사건과의 병합 심리와 집중 심리 여부에 대해서도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반면 검찰은 "김 전 장관 재판에서도 재판을 분리해서 진행하는 게 효율적이라는 의견을 드린 바 있다"며 "전체 범행에 대한 (피고인들의) 가담 정도와 공소사실에 대한 입장이 상이하다"며 사건을 하나의 절차로 합치는 병합심리에 반대했다. 대신 병합하지 않고 각각의 소송 절차를 그대로 두되 심리만을 동시에 진행하는 병행심리를 요청했다.
아울러 "사건의 중요성을 감안해 최소 주 2~3회 집중심리를 진행해달라"고 말했다.
검찰 측은 준비된 서면증거가 7만 쪽이라고 밝혔다.
구속취소 심문에서는 윤 대통령 측이 구속기간 만료 후 이뤄진 불법한 기소라며 즉시 석방돼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검찰은 적법한 기소라고 반박했다.
이날 법정에 출석한 윤 대통령은 짙은 남색 정장에 붉은색 넥타이를 매고 머리를 가지런히 빗어넘긴 모습이었다. 윤 대통령은 재판부가 입정하자 45도로 고개를 숙이며 인사한 뒤 피고인석에 앉았다.
윤 대통령은 재판과 구속취소 심문이 진행된 1시간10분가량 별다른 말 없이 재판을 경청했다. 재판 도중 옆에 앉은 변호인과 조용히 대화를 나누는 정도였다.
재판부는 다음 달 24일 오전 10시 한 차례 더 공판준비기일을 열기로 했다. 이후부터는 공판에 들어가 본격적인 심리를 시작할 계획이다.
윤 대통령 측 윤갑근 변호사는 재판 후 취재진과 만나 검찰이 집중심리를 요청한 것과 관련해 "횟수는 검토해봐야겠지만, 집중심리를 통해 조속히 (사건을) 정리하는 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이 직접 의견을 밝히지 않은 것과 관련해서는 "변호인들이 충분히 의견 개진했고 오늘 쟁점이 절차적 요건에 관한 부분이어서 특별히 말씀하실 게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 헌법재판소에서 진행되는 탄핵심판 10차 변론에도 직접 출석한다. 이날 변론에는 한덕수 국무총리,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 조지호 경찰청장이 증언할 예정이다.
juh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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