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자동차 25% 관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처음으로 자동차 관세율을 25%로 공식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보호무역주의 기조를 반영한 조치로 오는 4월2일부터 미국으로 들어가는 자동차에 25% 관세가 부과하겠다고 예고했다.
당초 자동차업계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산 자동차에 10% 관세를 매길 것으로 관측돼 왔는데, 두 배 이상 웃도는 25% 관세 카드를 꺼내들자 당혹스럽다는 분위기다. 실제로 25% 관세가 부과되면 미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자동차업계는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어서다.
지난해 전체 자동차 수출(683억달러)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3년 47.1% 보다 증가한 50.8%다.
관세가 부과되면 수익 감소는 당연하다. 당초 예상됐던 10% 관세가 부과될 경우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영업이익은 각각 1조9000억원, 2조4000억원 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두 배가 넘는 25% 관세가 부과되면 영업이익 감소치는 10조원에 이른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탓에 국내 산업계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 연합뉴스
현대차그룹이 미국 내 공장에서 조달할 수 있는 물량은 연간 판매의 60% 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40%는 한국 및 멕시코 등에서 관세를 감당하고 미국으로 들여와야 하는 셈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은 앞으로 미국 내 공장에서 생산하는 물량이 아니라면 관세를 부담해 조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며 "당장 생산 공장을 추가로 짓는다고 해도 완공까지 몇 년이 걸릴지 모르는 만큼 타격을 줄이는데 큰 효과를 얻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앞서 바이든 정부 때 6조원을 넘게 투자해 공장을 지었고, 해당 공장을 짓는 동안조금의 혜택도 받지 못한 채 정권이 바뀌어 버렸다"며 "또다시 공장을 짓는다고 해도 완공까지 관세를 물어야하고, 완공된 이후에는 또 새로운 정권을 맞이할 수도 있다"고 부연했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차그룹은 미국의 새로운 정책 개발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나아가 장기적인 수익성을 보호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다양한 비즈니스 전략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해졌다.
한편 일각에서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모든 외국산 자동차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기는 쉽지 않다는 전망도 상당하다. 25% 관세 부과가 현실화하면 미국 내 자동차 공급망 역시 흔들리고, 자동차 가격 급등에 따른 소비자 피해 가능성이 큰 탓이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자동차 관세 정책에는 법률적 및 절차적 장애물도 존재한다. 지난 1기 행정부 시절이었던 2018년에도 자동차 관세 부과를 검토했지만, 강한 반발에 결국 실행하지 않았다.
이번에 마찬가지다. 현재 미국 내부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관세의 부정적 효과가 예상되는 업계에서는 공개적으로 이의가 제기되고 있으며, 의회와 학계에서는 "오히려 미국 물가만 올릴 뿐", "미국 경제에 큰 충격을 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외에도 25% 자동차 관세는 WTO(세계무역기구) 규정을 위반할 가능성이 크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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